휴대폰, 컴퓨터 등 LED 디스플레이를 갖춘 전자제품에서 발산되는 블루라이트가 수명을 단축한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미국의 오하이오 주립대 연구진은 발광 다이오드(LED)가 배출하는 파란색 파장이 뇌와 레티나의 세포에 손상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자가 지불토비치 박사가 이끄는 대학 연구진은 인간과 다른 동물들과 같은 세포 및 성장 메커니즘을 가진 노랑초파리를 우리가 사용하는 핸드폰, 태블렛에서 방출되는 것과 유사한 파란색 LED 빛에 12시간 노출했고 노화가 가속화된 것이 확인되었다.
12시간 블루라이트에 노출 후 다시 12시간 동안 암실에 보관된 노랑초파리들은 암실에서만 12시간 보관되거나 블루라이트가 걸러진 빛에 노출된 노랑초파리들에 비해 수명이 더 짧았다. 블루라이트에 노출된 노랑초파리는 레티나 세포와 뇌 뉴런에서 손상이 발생하면서 울타리 벽을 올라가는 능력이 감소되기도 했다.
실험에 참여한 일부 노랑초파리는 눈이 성장하지 않는 돌연변이였다. 그리고 눈이 아예 없는 노랑초파리에서도 뇌 손상과 이동 장애가 확인되면서 눈이 블루라이트를 볼 수 없어도 같은 손상을 받는 것이 확인되었다. 오하이오 주립대의 통합 생물학과 교수인 지불토비치는 “빛이 파리의 노화를 가속화한다는 사실은 처음에 우리에게 무척 놀라웠습니다”라고 말했다.
지불토비치 교수는 자연광이 신체의 24시간 주기 리듬에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블루라이트가 노화와 뇌 손상 외에도 다른 위험을 가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공 조명의 증가된 노출이 수면과 순환기 장애의 위험 인자라는 걸 암시하는 증거가 있습니다. 흔히 사용되는 LED는 파란 빛의 높은 부분을 방출하기 때문에 LED 조명과 기기 디스플레이를 많이 사용하면 파란색 스펙트럼의 빛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그는 LED 기기의 위험을 경고하면서도 인간의 수명에 대한 영향을 판단하기엔 LED의 역사가 아직 짧다고 밝혔다. “이 LED 조명이라는 기술은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조차도 인간의 수명에 대한 영향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의학 저널인 노화와 질병의 메카니즘(Aging and Mechanisms of Disease)에 발표되고 네이처에 소개된 이번 논문의 공동 저자인 트레버 내쉬 씨는 LED의 위험을 줄이는 디스플레이 개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미래에는 전화기가 감지하는 사용 시간에 기초하여 디스플레이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전화기가 나올지도 모릅니다. 그런 종류의 전화기는 만들기 힘들지 모르지만 아마도 건강에는 큰 영향을 가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