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민주당 경선 토론이 진행 중인 가운데 CNN이 주최한 뉴햄프셔주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버니 샌더스 대신 CNN은 엘리자베스 워런을 1위로 보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버니 샌더스는 뉴햄프셔주에서 21%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엘리자베스 워런은 18%로 2위, 최근 아들의 비리 문제로 추락세가 뚜렷한 조 바이든이 15%로 3위, 피트 부티지지는 10%, 털시 개버드, 에이미 클로부차, 앤드루 양은 모두 5%로 뒤를 이었다.
CNN은 생방송에서 “새 여론조사가 어제 발표됐습니다. 상원의원 워런이 1등, 그 뒤로 부티지지, 샌더스, 바이든 순서입니다”라고 말해 마치 샌더스 후보가 3위를 차지한 것처럼 말했다. 심지어 화면에도 워런이 21%로 1위, 샌더스가 18%로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보여주었다.
자사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잘못 보도하는 걸 이해하기도 어렵지만, 사실 CNN의 샌더스에 대한 견제는 꽤 일관적이라고 볼 수 있다. CNN은 뉴햄프셔주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한 기사의 헤드라인에서도 후보들에 대한 선호도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부티지지는 4위지만 강한 4위’, ‘역사적으로도 예측이 어려운 뉴햄프셔의 혼란’, 전국의 투표자들보다 훨씬 더 (표를) 결정하지 않은 초반 (뉴햄프셔)주의 투표자들’, ‘샌더스와 워런이 뉴햄프셔주에서 선두, 그러나 뚜렷한 선두 주자는 없다’. 1위인 샌더스와 2위인 워런을 제대로 보여주는 경우는 그 앞에 ‘뚜렷한 리더가 없다(No Clear Leader)’라는 표현이 붙었다.
언론사인 디인터셉트의 워싱턴 디시 지부장인 라이언 그림은 트윗에서 “CNN은 뉴햄프셔주 여론조사와 관련된 다섯 개의 기사에서 샌더스가 선두임에도 불구하고 다섯 개 모두의 헤드라인에서 이를 표시하지 않았습니다”라고 지적했다.
CNN은 올해 5월에 여론조사 회사인 SSRS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면서 50세 이하의 응답자를 통계에서 제외한 채 조 바이든이 압도적인 선두에 나섰다고 보도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CNN은 2016년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와 힐러리 클린턴이 마지막으로 맞붙자, 자사가 주최한 TV 토론의 질문을 힐러리 클린턴 선거캠페인 측에 몰래 제공한 것이 이메일 유출로 드러나기도 했었다.
미국 뉴욕시의 언론 비판 단체인 보도의 공정성과 정확성(FAIR)은 MSNBC의 패널인 미미 로카가 뚜렷한 근거 제시 없이 “버니 샌더스는 소름이 끼친다”, 그는 “친여성 후보가 아닙니다”라고 발언한 일을 예를 들며 MSNBC가 버니 샌더스에 대해 공정하지 않게 보도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여성이자 아마도 다소 온건한 민주당 지지자인 저는 버니 샌더스가 소름이 끼칩니다. 그리고 전 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가 친여성 후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