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에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한 여성을 강간한 혐의로 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인 줄리안 어산지를 기소했던 스웨덴 검찰이 기소를 취하했다.
스웨덴 대검 차장인 에바 마리 페르손은 “줄리안 어산지의 대한 조사를 중단합니다”라고 발표했다. 퍼손은 “부상자가 믿을 만한 사건에 대한 진술을 제출했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면서도 “이 (기소 취하) 결정의 이유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오랜 시간이 흘러 증거가 상당히 약해졌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스웨덴 검찰은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의 신고와 관련하여 7명의 목격자 진술을 들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신고자의) 진술은 일관성이 있고, 광범위하며, 구체적입니다. 하지만 증거에 관한 상황이 더는 수사를 지속할 이유가 없을 정도로 약화되었다는 게 제 전반적인 평가입니다.”
사건 초기부터 줄곧 강간 혐의를 부인해온 어산지는 스웨덴으로 강제 송환을 피하기 위해 2012년에 영국 런던에 있는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망명 생활을 시작했었다. 어산지는 에콰도르 신임 대통령인 레닌 모레노가 그의 망명 지위를 취소하면서 보석 조건을 위반한 혐의로 런던 경찰에 체포되어 50주 형을 받고 올해 4월부터 영국의 멜마시 교도소 독방에 수감 중이다.
스웨덴 검찰은 2017년에 어산지에 대한 기소를 취하했다가 다시 기소하는 과정에서 영국과 미국이 스웨덴에 외교적인 압박을 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스웨덴 검찰이 이미 2013년 초부터 어산지에 대한 송환 요청을 취소하려고 애쓴 정황이 드러나는 검찰 이메일의 존재를 영국의 언론사인 가디언이 2018년 2월 11일에 보도했었다. .
미국은 스웨덴의 기소 취하와는 별도로 위키리크스가 2010년에 미군과 국무부의 기밀 문건을 공개한 혐의로 그에 대한 기소를 유지할 것이라고 BBC가 보도했다. 어산지의 변호인단은 스웨덴 검찰의 기소 취하로 하나의 산은 넘었지만 아직 미국이 남아 있기 때문에 싸움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현재 아산지의 건강 상태는 무척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유엔 특별 고문 조사관인 닐스 멜처는 어산지가 정신적인 고문을 당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위키리크스는 영국 법원의 미국 송환을 결정하도록 사건을 배정받은 엠마 아버스노트 판사의 남편이 영국 군과 가까운 인물이므로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항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