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대학 브라이스 교수, ‘트럼프주의는 전 세계적 현상’

브라운 대학 브라이스 교수, ‘트럼프주의는 전 세계적 현상’

컨스피러시 뉴스입니다.

 

지난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의 브라운 대학의 국제 정치경제학 교수인 마크 브라이스는 ‘Trumpism’이란 단어를 통해 트럼프 현상을 미국만이 아닌 전 세계의 현상으로 정의하면서 이 현상이 나타난 경제적 배경을 분석하였습니다. 이제 2020년 대선을 앞둔 현 상황에서 브라이스 교수가 말하는 ‘트럼프주의’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물론 표면적으로 도널드 트럼프는 공화당 출신의 보수 정치인이기에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임기 초반부터의 탄핵 몰이는 보수와 진보의 기싸움처럼 보이기 쉽고 이런 이유 때문에 보수를 자처하는 분들이 탄핵 위기에 몰린 그를 더욱 강하게 지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브라이스 교수는 큰 그림에서 그의 당선과 정책의 배경은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서방의 경제 정책으로 발생한 부의 불균형에 있다고 설명합니다. 참고로 브라이스 교수는 공개적으로 자신의 정치 성향을 진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Paste Magazine에 실렸던 이 글은 벤 그랜 씨가 브라이스 교수의 강연을 정리한 것이며,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은 분은 유튜브에서 Mark Blyth 박사의 강연을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Trump Is Not a Fluke: Why “Trumpism” Is a Global Phenomenon

트럼프의 등장은 우연이 아니다: 왜 트럼프주의가 전 세계적인 현상인가?

 

트럼프는 어디서 왔는가? 트럼프의 등장은 20세기 미국의 외국 혐오가 21세기 소셜미디어의 최악의 측면과 만나 새로운 탈진실 세계로 합쳐진 미국의 리얼리티 TV에서 태어난 미국만의 독특한 문제인가? 아니면 트럼프는 산업화된 세계의 유권자들이 정치, 경제, 사회질서 기득권에 저항하는 전 세계적 추세인가?

 

브라운 대학의 국제정치경제학과 교수인 Mark Blyth는 대선 이전에 전 세계적인 트럼프주의에 관한 훌륭한 강연을 했다. 그는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요소들이 진보와 보수 모두의 포퓰리즘, 인종주의, 외국인 혐오, 권위주의에 의해 다른 많은 서방 국가들에서도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여러 유럽 국가들은 진보와 보수 모두의 포퓰리스트 정당의 득표 수가 크게 증가하고 중도 진보의 주류 정당들이 감소하는 걸 목격했다. 특히 한 가지 강력한 예는 영국이 유럽연합을 떠나는 브렉시트 투표의 예기치 않은 성공이다. 정치 기득권과 대부분의 언론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절반이 넘는 유권자들은 유럽연합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경제적인 충격, 자기 파괴, 외국인 혐오라는 생각할 수 없는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어디서 들어본 이야기 같지 않은가?

 

Blyth는 경제적 요소를 분석하여 트럼프의 승리가 미국만의 외딴 현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트럼프의 승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신자유주의 세계 질서가 무너지면서 나타나는 전 세계적 추세의 일부라는 것이다. 무엇이 신자유주의 세계 질서를 대체할 것인가? 그건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어떻게 트럼프가 등장했는지, 트럼프 현상을 가능하게 한 폭넓은 정치적, 경제적 힘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에 관해 Mark Blyth의 관점을 들어볼 가치가 있다.

 

전 세계의 트럼프주의가 무엇을 의미하고 어떻게 발생했는지에 대한 Mark Blyth의 요점이 여기 몇 가지 있다.

 

 

A Brief History of the Post World War II Economic Order

2차 세계대전 이후의 경제 질서

 

1945년에서 1975년까지 2차 세계대전 이후 서방의 정부들과 금융기관들은 국가 경제 정책을 두 개의 폭넓은 주제에 집중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그 목표는 완전 고용이었다. 이것은 1950년대와 1960년대가 중산층의 황금시대로 보이는 부분적인 이유이다. 특히 좋은 임금과 수당을 받으면서 노동조합원으로서 제조업에서 일한 사람들에게 해당된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 정책은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완전 고용은 1975년이 되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고 인플레이션이 너무 심해서 이들 국가들의 투자자, 은행, 부자와 같은 채권자 계급이 들고일어나기 시작하면서 레이건과 대처와 같이 강한 반인플레이션 정책에 집중하고, 중국의 저가 제품은 좋고 높은 임금을 받는 노동조합은 나쁘다는 식으로 노동자로서의 이익이나 노동조합원으로서의 이익이 아니라 소비자로서 유권자의 이익에 호소하여 모든 평범한 사람의 경제에 대한 생각을 변화시킨 정치인들을 들여놓았다. 이 모든 것은 채무자와 노동자에게는 나빴지만 채권자와 소비자에겐 좋았다. 우리는 1975년 이래로 이 방식을 따라왔다.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이자율은 낮아졌으며, 노동조합은 약화되거나 존재감이 없어졌다. 채권자의 삶은 좋아졌고 채무자의 삶은 나빠졌다.

 

그 결과,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빚을 지고, 임금은 인플레이션 너머로 증가하지 않았다. 지난 30년간의 미국 경제 성장에서 대부분의 이익은 소득자 상위 1퍼센트로 집중됐다. 그리고 이 추세는 다른 서방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 시기 동안, 클린턴의 신 민주당, 토니 블레어의 신 노동당, 독일의 사회민주당과 같은 중도 진보 성향의 정당들은 전통적인 노동자 기반에서 벗어나 은행가, 테크 CEO, 기업 이익집단과 어울리는 데 더 편해졌다. 그렇다면 노동 계급의 유권자들은 어디로 가는가? 이 정치 시장의 공백을 버니 샌더스와 같은 진보 포퓰리스트, 트럼프와 같은 보수 국가주의자가 메우고 있다.

 

 

The Elephant Chart

코끼리 차트

 

Blyth는 1988년과 2008년 사이에 전 세계인들의 실소득 변화를 보여주는 경제학자인 브란코 밀라노비치의 유명한 코끼리 챠트를 제시한다. 기본적으로 지난 30년 동안 전 세계의 모두는 실질 소득이 증가했다. 그러나 서방의 중산층만 예외였다.

 

이것이 중부의 많은 전직 공장 노동자들이 세계화에 대해 화가 난 이유이다. 그들은 인생에서 세계화의 혜택을 본 적이 없다. 오히려 세계화로 인해 그들의 삶은 나빠졌다. 그래서 트럼프가 일자리를 되찾고 미국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들에게 세금을 올리겠다고 약속했을 때 그 메시지가 NAFTA를 통과시킨 자의 아내는 절대 이해하지 못할 방식으로 사양화된 공업 지역이 있는 주들에게 반향을 일으켰다.

 

 

Gary, from Gary

게리에 사는 게리

 

Mark Blyth는 인디애나주 게리라는 도시에 사는 게리라는 이름의 가상의 인물의 예를 든다. 게리는 전형적인 중부 백인 노동자 계층의 트럼프 투표자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1989년에 게리는 조합에서 10년을 일했고 30살에 시간당 30불을 버는 라인 매니저가 됐다. 공장 일자리를 몇 년간 남부 주들에게 빼앗긴 후인 1993년에 미국은 NAFTA를 통과했고 그가 사는 도시는 많은 일자리를 잃고 경제적인 타격을 크게 입었다. 세금 기반이 추락하고 학교는 상황이 더 나빴다. 게리는 콜 센터에서 시간당 15불을 받으며 일을 하게 됐다. 5년 후에 콜 센터는 인디애나주에서 인도로 자리를 옮겼다. 이제 58세가 된 게리는 시간당 11불 67센트를 받고 월마트에서 일한다.

 

Blyth는 강연에서 게리의 관점으로 말한다. “게리에게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표현하는 유일한 인물은 트럼프인 듯 보입니다. 그리고 게리는 트럼프가 광대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가 리얼리티 쇼 스타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게리는 4년 마다 “저에게 표를 주시면 더 좋은 일자리와 미래를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정치인들을 반복해서 보았고 그의 삶은 점점 더 나빠졌습니다. 그래서 게리는 정치인들이 하는 어떤 말이든 믿을 이유가 없습니다. 결국 게리의 한쪽에는 거짓말쟁이가, 반대쪽에는 사기꾼이 있는 셈입니다. 당신은 어느 쪽이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시겠습니까?”

 

 

Trump’s Victory was an Anti-Elite Vote

트럼프의 승리는 반엘리트 표

 

네, 트럼프는 인종차별주의자이고 여자를 혐오한다. 네, 그는 끔찍하다. 네, 많은 인종차별주의자가, 성차별주의자가, 이슬람교도, 흑인, 멕시코 이민자에게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올리길 원하는 많은 자들이 트럼프에게 표를 던졌다.

 

그러나 트럼프 표의 상당 부분은 브렉시트와 영국과 유럽의 다른 포퓰리스트 정당들의 득세처럼 절망 속의 시위성 표이다. 정치 기득권과 주류 언론에 던지는 메시지이다. 우리는 당신들이 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당신들이 만든 이 시스템은 우리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 당신들이 우리를 하대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우리는 당신의 창문에 벽돌을 던질 것이다.

 

 

But Trump Voters are all Racist…Right?

하지만 트럼프 투표자는 모두 인종차별주의자… 아닌가?

 

어떤 일이 있어도 트럼프의 인종차별과 성차별을 규탄하시기 바란다. 그의 역행하는 안건을 매순간 저항하시기 바란다. 하지만 트럼프가 인종차별과 성차별 때문에 이긴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제시하지 않았던 강력한 경제적인 포퓰리즘 메시지를 특히 중부의 중요한 주에서 트럼프가 제공했기 때문에 이겼다는 가능성에 진보는 열려 있어야 한다.

 

트럼프는 미국에만 있지 않았다. 트럼프가 나타내는 정치 세력은 서방의 민주주의 세계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리스와 스페인은 진보의 트럼프를 선출했다.

 

이 선거에서 진보가 얻은 유일한 교훈이 미국 유권자들의 48%가 구체불능인 인종차별주의자와 성차별주의자라고 한다면 그들은 전 세계 트럼프주의의 넓은 문맥에서 트럼프식 호소력의 성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2020년에 트럼프에게 다시 패배할 것이다.

 

 

What’s Next?

다음은 무엇인가?

 

Mark Blyth는 트럼프주의 시대를 맞은 미국에 대해 특히 유럽과 비교하여 이상하게도 낙관적이다. 그는 미국이 유럽에 대해 이점이 있다고 말하는데, 유럽은 유로 통화에 묶여 있어 재앙이라고 말한다. 왜냐면 유로존 내의 각각의 국가는 통화 정책으로 해결할 수 없는 서로 충돌하는 정치적 안건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일시적인 성공일 수 있다. 여러 일들이 이상하게 만나면서 벌어지는 검은 백조처럼 발생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파급 효과가 커서 민주당 지명자에게 안 좋은 상대일지도 모른다.

 

Blyth의 견해로는 트럼프가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 왜냐면 미국이  비용이 많이 드는 외국에 대한 끝이 없는 군사 개입이 적은 고립주의 대외 정책에서 이득을 보기 때문이다. 2016년 대선 결과에 대한 토론에서 Blyth가 말한 대로, 만약 유럽이 미국의 국방력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국방에 돈을 더 지출하고 러시아와 합의점을 찾는다면 그건 미국에게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Blyth는 트럼프가 실제로 무역 보호주의 공약을 실천하는 데 회의적이다. 미국의 유권자들은 중국으로부터 수입된 자신의 아이폰 가격이 올라가는 걸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가 많은 진보주의자들이 두려워하는 것보다 훨씬 덜 급진적일 수도 있다.

 

트럼프에 대한 즉각적인 분노 외에도 미국과 세계가 직면한 더 넓은 도전이 존재한다. 그건 서방 민주주의에서 지난 30년 동안의 신자유주의 정치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포퓰리스트로서 선거운동에 나선 대통령을 선출했다. 하지만 그는 전통적인 레이건 스타일의 사회 최고 부유층이 더 부유해지면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그 부가 서민들이나 아래층으로 확산된다고 보는 낙수효과 경제 포퓰리즘 방식으로 정부를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를 되찾겠다는 경제 포퓰리즘에 기초해 표를 던진 중부의 경합주 유권자들은 트럼프가 약속한 포퓰리스트 정치를 거의 보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질문은 이렇다. 민주당이 대신 포퓰리스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가? 미국의 진보는 트럼프주의에 패배할 것인가 아니면 트럼프의 중산층과 노동자 계층에 대한 호소력을 받아들여 세계화와 부의 불평등이라는 새 시대가 남긴 사람들의 염려에 대해 진실되게 말하는 새로운 정치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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