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파리 기후 협정에서 탈퇴를 발표하면서 국제 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의 행정부의 결정을 비판하면서 파리 협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파리 협정에 남는 국가들은 일자리와 산업 창출의 혜택을 얻게 될 것입니다. 저는 미국이 앞장 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캐나다의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실망을 나타냈으며,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파리 협정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은 미국이 탈퇴하더라도 가입국으로 남겠다고 약속했다.
외교협회의 대표인 리처드 N. 하스는 트윗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 질서를 가치 있게 여기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트럼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와 최근의 유럽 방문이 그의 태도를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의 취임 후 중요한 시점을 찾는다면, 미국의 파리 기후 협정 탈퇴가 바로 그것입니다. 미국의 주도하는 세계 평화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미국 외에 그 누구도 가능하지 않으며, 그 자리를 차지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G-제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G-제로는 2011년 이언 브레머와 정치학자인 데이비드 F. 고든이 만들어 낸 용어로 열강들이 전 세계적 리더쉽을 포기하고 정책적 우선 순위를 주로 내부에서 찾으면서 발생하는 주도세력의 전 세계적 공백을 의미한다.
그러나 미국의 이번 파리 협정 탈퇴 발표가 반드시 영구적인 탈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발표와 함께 “저는 어느 것도 우리의 길을 막길 원하지 않습니다. 미국은 파리 기후 협정을 철회 하겠지만, 미국에게 공정한 조건으로 파리 협약 또는 전적으로 새로운 합의를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입니다”라고 말해 재협상의 가능성을 남겨 놓았다.
2015년 195개 국가들이 서명한 파리 협약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인 2도 이하로 낮추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파리 기후 협정은 2021년이 되어야 발효되기 때문에 그때까지 가입국들은 협의 사항들을 조절할 수 있다.
파리 기후 협정은 직접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것 외에도 가난한 국가들에 대한 지원 등을 위한 1억 불에 달하는 유엔녹색기후펀드의 조성이 포함되어 있으며, 미국은 이 중에 30억 불(악 3조3,690억 원)을 책임지고 유엔에게 지급해야 한다. 가입국들은 탄소 배출 규정 준수를 확인받기 위한 자료 제출이 요구되나 미국의 경우 국내법으로 이미 탄소 배출 기준이 제한되어 있다.
국내법으로 탄소 배출이 이미 제한되어 있는 미국이 30억 불을 책임지는 데 반해, 전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 그리고 인도 등의 여러 산업국가들은 돈을 지불할 책임이 없어 트럼프 대통령은 형평성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