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둔 미군 철수를 공식 통보한 필리핀

주둔 미군 철수를 공식 통보한 필리핀

필리핀이 11일에 주필리핀 미국 대사관에 외국군주둔협정(VFA: Visiting Forces Agreement)을 파기한다고 공식 통보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대변인인 살바도르 파넬로는 성명을 내고 군에 관련된 일에서 미국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제 자립할 때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국방을 강화하고 다른 국가에 의존하지 않겠습니다.”

 

필리핀 국방장관인 델핀 로렌자나도 현지 한 TV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대통령께서 (미국과의) 외국군주둔협정을 끝내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설명을 부탁드렸으나 결정을 바꾸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파넬로 대변인은 필리핀이 다른 외국과의 주둔 협정에 서명하는 데 열려 있지만 상호적으로 이로워야 하며 일방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은 필리핀과 1988년에 이 협정에 서명하면서 미군의 전함, 비행기, 군인이 필리핀에 들어갈 수 있었다.

 

미군은 이 협정으로 인해 필리핀 영토에서 저지른 범죄에 대해 필리핀 지역 당국의 처벌을 면제받기도 했다. 지난달 미국은 마약 사범을 법적 절차 없이 죽인 전 경찰서장이자 현 상원의원인 로널드 델라 로사의 비자를 인권 문제를 들어 취소했고 필리핀은 비자 취소를 되돌리지 않으면 미군 철수를 요구하겠다고 경고했었다.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한 중국의 군사 팽창을 견제하는 데 미국에게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필리핀은 2016년 오마바 행정부가 마약 카르텔과 전쟁을 벌이는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인권 문제를 지적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 카르텔에 대한 공격을 중단했으나 나라를 병들게 하는 마약 조직의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달 R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필리핀을 종속 국가로 보고 있는 미국 대신 필리핀의 자주권을 존중하는 러시아와 중국과의 관계를 희망한다고 밝혔었다.

 

“미국은 필리핀이 아니며, 필리핀은 미국이 아닙니다. 더는 그렇게는 안 됩니다. 저는 미국의 대외 정책을 그대로 따르길 거부합니다… 종속 국가인 우리를 보시죠. 50년 동안 미국의 지배하에 있었습니다.” “저는 러시아가 이곳에 와서 중요한 사업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곳을 소유한 것처럼 오고 갈 수 없도록” 미국인 방문자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제한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필리핀의 마약과의 전쟁에 간섭하지 말 것을 재차 경고했다. “전 모두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제 나라 필리핀을 마약으로 파괴하면 제가 당신을 죽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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