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재단의 후원을 받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소아마비 백신 프로그램이 아프리카에서 소아마비를 일으켜 문제가 되고 있다.
유엔은 아프리카 국가인 차드에 이어 올해 수단에서 발생한 전염병이 백신으로 인한 폴리오바이러스 2형(cVDPV2)으로 확인되었다는 통보를 수단 보건부로부터 받았다고 발표했다.
폴리오바이러스는 소아마비 병원체로 신경세포를 파괴해 호흡 마비를 일으키고, 운동신경을 침해하여 수족 마비가 발생한다. 수단 정부는 세계보건구기구가 실시한 구강 폴리오 백신 접종으로 인해 3월과 4월에 두 명의 아이의 신경과 근육이 마비되었다고 통보했다.
유엔은 이번 발표와 함께 작년에 차드에서 처음 발생한 아프리카의 소아마비 유행이 세계보건기구의 폴리오 백신과 관련이 있다는 자체 조사 결과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구강 폴리오 백신은 희석된 백신 유형으로 배달이 쉽고, 멸균 주사기를 필요로 하지 않아 아프리카에서 선호되고 있다.
폴리오 백신이 문제를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디오피아는 2009년에 유행한 같은 유형의 폴리오바이러스가 세계보건기구가 제공한 백신에 있는 것을 알게되자 백신 57,000병을 폐기했다.
차드에서 작년에 처음으로 유행한 소아마비가 수단에서 발생한 소아마비와 관련이 있음은 바이러스의 유전자 서열 분석을 통해 확인되었다. 세계보건기구는 백신으로 발생한 소아마비가 중부 아프리카와 아프리카의 뿔 지역으로 확산될 위험을 경고하고 대규모 인구 이동을 권고한 상태다.
1988년에 설립된 이래로 아프리카 대륙을 포함한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이란 등 주로 제3세계의 구강 폴리오 백신 보급에 힘쓰고 있는 ‘글로벌 소아마비 퇴치 이니셔티브(GPEI)’는 재원의 30%를 빌앤멀린다게이츠 재단으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GPEI는 백신 사고로 인해 올해 4월에 운영을 잠정적으로 중단한 폴리오 백신 프로그램을 재개하여 아프리카 전체 아이들의 90% 이상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빌앤멀린다게이츠 재단은 현재 코로나 사태에서도 백신 연합인 GAVI를 후원하여 전 세계에 코로나19 백신의 생산과 공급을 맡고 있다. 게이츠 재단이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쳐 GAVI에 후원을 약속한 금액은 총 41억 불(약 4조 8,667억 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