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가 코로나 사태 초기의 봉쇄 조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공포를 조장하는 전략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의 일간지 벨트는 락다운이 시작된 작년 3월부터 내무장관인 호르스트 제호퍼의 지시를 받은 마르쿠스 케르베르 국무장관이 대학과 연구소의 과학자들과 주고 받은 이메일을 베를린의 변호사들을 통해 입수했다.
케르베르 장관은 정부의 엄격한 조치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한 계획을 구상 중이었고 몇몇 과학자들에게 의견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발송했다. 과학자들이 제출한 의견에는 ‘대중의 공포와 복종’을 유도하는 등의 안이 있었다.
코로나 방역 캠페인을 열면서 응급실에 침대가 부족한 상황에서 숨을 헐떡이며 죽어가는 환자의 이미지를 사용하고 감염자의 예상되는 사망률 0.56%를 1.2%로 상향 조정하는 안이 나왔다.
독일 연방정부 산하 로버트 코호 연구소(RWI)가 제안한 이 사망률은 결국 정부 보고서에 포함되었고, 체호퍼 장관이 코로나 봉쇄를 하지 않으면 인구의 70%가 감염되어 수백만 명이 사망하고 국내총생산(GDP)의 20%가 하락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근거로 사용되었다.
케르베르 장관은 벨트의 보도에 대해 최악의 시나리오가 실현되는 걸 막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고려한 가설들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메일 교환에 참여한 로버트 코호 연구소의 소장은 내부적인 토론일 뿐이며 더는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야당은 현재 체호퍼 장관의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좌파당의 당수인 디트마 바르취는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적으로 필요한 의견을 과학계로부터 얻는 행동을 비난하면서 정치와 과학이 이번 일로 모두 신뢰에 손상을 입었다고 평가했다.
야당인 자유민주당도 체호퍼 장관의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자유민주당 소속인 변호사 콘스탄틴 쿠나는 트위터에 공개한 글에서 정치와 과학이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건 정상이지만 정치의 요구에 과학이 답을 맞춰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독일 내무부가 코로나 공포를 조장하기 위해 과학자들을 고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