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대통령 마구풀리의 사망

탄자니아 대통령 마구풀리의 사망

최근 2주 동안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많은 소문이 돌았던 탄자니의 존 마구풀리 대통령(61세)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탄자니아의 부통령인 사미아 술루후 하산은 마구풀리 대통령이 지난 17일에 10년간 앓고 있던 심장질환으로 다르에스살람에 있는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TV 성명을 발표했다. 2월 27일 주 의회 의사당 행사 참석 후 공식 석상에서 사라지자 그가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었다.

 

중동의 대표적인 언론사인 알자지라는 지난 대선에서 마구풀리에게 패배한 야당 지도자인 툰두 리수의 발언을 인용하여 마구풀리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걸려 의식이 없는 상태로 케냐에서 인도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고 지난 11일에 보도하는 등 서로 엇갈린 내용의 여러 보도들이 쏟아져 나왔었다.

 

‘불도저’라는 별명으로 유명하지만 화학 박사이기도 한 마구풀리 대통령은 코로나의 위험성을 공개적으로 부인한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작년 3월 연설에서 수입한 코로나19 검진 키트(PCR 테스트)로 양, 염소, 메추라기, 파파야 열매 등을 검진한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주장하며 서방의 코로나 지원을 전면 거부했었다.

 

빌앤멀린다게이츠 재단은 올해 2월 8일에 가디언에 ‘아프리카가 탄자니아의 백신 반대 대통령의 고삐를 당길 때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하여 코로나 백신 수입을 거부하는 그를 ‘사실, 과학, 논리에 근거하지 않고 대중의 인기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대통령’이라고 부르며 강하게 비판했었다. 약 6천 1백만 인구의 탄자니아는 올해 3월 18일 기준으로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21명을 기록하고 있다.

 

서방 언론사들은 마구풀리 대통령의 후임으로 사미아 하산 부통령이 탄자니아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 취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사무실 직원 출신으로 정치적 기반이 약한 그녀가 자신의 입지를 다지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는가 하면, 그녀가 ‘더 나은 재건’과 코로나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세계경제포럼 소속인 점으로 인해 탄자니아의 코로나 정책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측하기도 한다.

 

코로나의 위험성을 인정하지 않은 아프리카 지도자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부룬디의 대통령인 피에르 은쿠룬지자(당시 55세)는 작년 6월에 갑자기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축구선수 출신으로 평소 운동을 즐기던 은쿠룬지자 대통령은 코로나로 인한 봉쇄를 거부하고 스포츠 행사와 대규모 정치 행사를 모두 허용해 서방 언론의 비난을 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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