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보건부(NIH)와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가 대중이 코로나19가 연구소에서 만들어졌다는 결론에 도달하는 것을 두려워한 사실이 내부 이메일 공개로 드러났다.
온라인 매체인 버즈피드가 정보자유법에 의거해 요청한 앤서니 파우치 소장의 수천 통의 이메일이 공개되면서 과학을 믿으라고 강조하는 과학자들이 정치적인 행보를 보인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사건은 2020년 1월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 사태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던 2020년 1월 31일에 캘리포니아주 라호야에 위치한 앤더슨 연구소 소장인 면역학자 크리스천 앤더슨 박사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앤더슨 박사는 코로나19가 연구실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At the very minimum, this shows lab leak (or worse) was taken exceedingly seriously and was never a “conspiracy theory.”
At the maximum, it opens up questions of an unprecedented global cover up.
Either way establishment politicians and corporate media look worse than ever. pic.twitter.com/R4UOA5M3gg
— Raheem J. Kassam (@RaheemKassam) June 2, 2021
“이 바이러스에는 아주 작은 부분(0.1% 미만)이지만 특이한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특징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는지 보기 위해 모든 유전자 배열을 자세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날 아침 파우치 소장은 곧 전화하겠다는 답장을 보낸 후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부소장인 휴 오킨클로스에게 앤더슨 박사가 보낸 이메일을 전달하면서 한 논문을 첨부했다. 이 논문은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랠프 바릭 박사가 2015년에 중국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소속인 시정리 박사와 함께 실시한 인간을 감염시키는 코로나바이러스 연구였다.
“우리가 오늘 아침에 꼭 해야 할 말이 있습니다. 휴대폰을 켜두세요. 아침 7시 45분에 있는 화상 회의가 8시 45분에 끝날 겁니다. 지금 전달하는 이메일과 함께 이 논문도 읽어보세요. 당신이 오늘 끝내야 할 작업들이 있습니다.”
바릭 박사는 동물 사이에 전염되던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도 전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옅보았고 실험실에서 기능획득변이(gain-of-function) 연구를 통해 이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러나 미국에 바이러스 유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국립보건원(NIH)은 미국 내 위험한 기능획득변이 연구를 금지했다가 2018년에 재개해야 했다.
국립보건원은 중단된 코로나바이러스의 기능획득변이 연구를 비정부기구인 에코헬스 얼라이언스(EchoHealth Alliance)를 통해 수차례에 걸쳐 총 370만 불에 중국의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 맡겼고 계약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지속되었다.
미국 정부가 코로나바이러스의 기능획득변이 연구를 우한 연구소에 하청 주는 과정에서 이름을 올리지 않기 위해 이용했다고 의심되고 있는 에코헬스 얼라이언스는 이후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 우한에서 실시한 코로나19 기원 조사에 참여했고 세계보건기구는 우한 바이러스 연구의 유출 가능성이 ‘극도로 적다’라는 결론의 보고서를 올해 3월에 발표했다.
파우치 소장은 그날 저녁에 코로나19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는 단체 의견을 담은 이메일을 앤더슨 박사에게 보냈다. “에디, 밥, 마이크와 나 모두는 (코로나19의) 게놈이 진화 이론의 기대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판단합니다.”
이메일은 파우치 소장이 코로나 사태 초반부터 코로나19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판단했음을 보여주지만, 그는 대외적으로 코로나19가 연구소에서 만들어지지 않았고,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유출되지 않았으며, 심지어 가장 최근에는 미국이 우한에 연구를 하청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5월 18일 상원에 출두한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의 기원에 관한 의견을 요구하는 랜드 폴 상원의원에게 국립보건부가 코로나바이러스의 기능획득변이 연구를 지원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중국에 연구를 하청 준 사실은 부인했다. “NIH와 NIAID는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수행할 기능획득변이 연구를 위한 자금을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국립보건부 디렉터인 프랜시스 콜린스 박사는 국립보건부가 에코헬스 얼라이언스를 통해 중국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 60만 불을 보내도록 승인한 일이 있다고 지난달 25일에 인정했다.
올해 11월 2일 출간 예정이던 파우치 박사의 책 ‘예상치 못한 상황의 예상: 진실, 봉사, 그리고 미래에 대한 10가지 교훈(Expect the Unexpected: Ten Lessons on Truth, Service, and the Way Forward)’은 그의 반복적인 거짓말이 이메일 공개로 드러나면서 아마존과 반스앤노블스의 선주문 코너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아마존에서 사라진 파우치 박사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