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의 다수가 코로나19가 자연적으로 진화한 것이 아니라, 실험실에서 조작되었다고 믿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2000년 1월 31일, 인도의 과학자들은 코로나19가 HIV를 이용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내용의 논문을 사전 논문 공개 사이트인 bioRxiv에 발표했다가 전 세계 언론과 학계의 압박을 받고 이틀 만에 논문을 철회했다. 이후 코로나19가 자연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은 과학자가 종종 있었지만 주요 언론사, 소셜미디어, 팩트체크 매체는 이를 거짓으로 판정했다.
온라인 매체인 버즈피드가 정보자유법을 통해 요구한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인 앤서니 파우치의 이메일이 지난주 공개되면서 미국의 과학자들은 사태 초반부터 코로나19가 자연적으로 진화하지 않은 것을 의심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바이든 행정부가 코로나19를 중국을 압박하는 정치적 무기로 활용하기로 정책을 변경하면서, 코로나19의 우한 바이러스 기원설이 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이다.
Not long ago expressing those thoughts got people banned from social media. pic.twitter.com/4aM17Fsx6t
— Max Abrahms (@MaxAbrahms) June 2, 2021
영국의 이코노미스트가 YouGov에 의뢰해 최근 미국에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9%는 코로나19가 우한 연구소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18%는 우한 연구소 기원론이 “명백한 또는 아마도 거짓”, 24%는 “모른다”라고 답변했다. 코로나19가 박쥐에서부터 인간에게로 자연적으로 진화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세계보건기구의 주장을 신뢰하는 응답자는 13%에 불과했다.
지난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널리 이용된 코로나19는 그 기원을 묻는 이번 조사에서도 진보와 보수 사이에 분명한 의견 차이가 확인되었다. 공화당 지자자는 77%, 민주당 지지자는 43%가 우한 연구소 기원론에 신뢰를 나타냈고, 중도 응답자 중 우한 연구소 기원론을 믿는 답변은 65%였다.
전 미국 질병관리통제센터(CDC) 소장인 로버트 레드필드는 올해 3월 29일 CNN에 출연하여 “저는 이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인간으로 옮겨져서 인간 대 인간 전염에서 우리가 아는 역사상 가장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 중 하나가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우한 연구소 유출설을 제기한 후 동료 과학자들로부터 살해 협박에 시달렸다고 배니티 페어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다른 가설을 제시했다는 이유로 협박과 배척을 받았습니다. 정치인들은 예상했지만 과학자들마저 이럴 줄은 몰랐습니다.”
파우치 소장의 가장 큰 비판자인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도 살해 협박을 받았다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저는 의견을 노골적으로 말했다는 이유로 이번 주에 다섯 번의 살해 협박을 받았습니다.” 폴 의원은 기능 획득 연구의 위험성을 간과하는 파우치 소장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파우치 박사와 같이 기능 획득 연구에 찬성하는 저명한 과학자는 없었습니다. 그는 아직도 그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동물 바이러스를 가져다가 인간을 감염시키기 위해 슈퍼 바이러스로 만드는 게 괜찮다고 믿고 있습니다. 유행병이 발생한 후에도 그러한 연구가 가치가 있다고 말합니다.”
의사 출신의 폴 의원은 과학자들이 지금도 위험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건 좋지 않습니다. 코로나19는 치명률이 1% 정도이고, 350만 명이 사망했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15%의 치명률을 가진 몇몇 바이러스를 실험해왔습니다. (유출되었다면) 지금 5천만 명이 죽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종류의 연구는 세금의 지원을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이것은 매우, 매우 위험합니다.”
한편, 중국의 광둥성은 향후 5년 간 25~30개의 생물 안전 연구소를 건설한다고 지난 5월에 발표했다. 현재 생물학 안전 레벨 4 연구소의 약 75%가 미국, 영국, 중국, 인도, 가봉, 코트디부아르의 도시에 위치하고 있어 치명적인 바이러스 유출 시 대형 사고로 발전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에서 코로나19 보도를 맡고 있는 아포르바 만다빌리는 지난 2일 트윗에서 코로나19의 우한 연구소 기원설은 인종차별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불과 얼마 전까지 매우 효과적이었던 주장을 펼쳤다가 역풍이 일자 트윗을 삭제했다. “언젠가 우리는 연구실 유출 이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멈추고 그 뿌리가 인종차별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겠지. 하지만 아아, 그 날은 아직 오지 않았어.”
The New York Times COVID-19 reporter deleted this take… pic.twitter.com/md4aa9aomN
— Jerry Dunleavy (@JerryDunleavy) May 26,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