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봉쇄 조치에 반대 시위를 벌이는 호주 시민들

정부의 봉쇄 조치에 반대 시위를 벌이는 호주 시민들

호주에서 정부의 코로나 봉쇄 정책에 대해 반발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서고 있다.

 

지난 21일 뉴사우스웨일스주, 빅토리아주, 퀸즐랜드주에 위치한 대도시를 중심으로 정부의 봉쇄 조치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져 시민들과 경찰이 충돌하고 수백 명이 봉쇄 조치 위반으로 체포되었다.

 

 

 

예를 들어 빅토리아주에서 가장 큰 도시인 멜번은 약 4천 명의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면서 218명이 구금되었고 결국 3명이 체포되었다. 체포된 시민들은 보건 가이드라인 위반으로 약 459만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경찰 6명은 부러진 코와 뇌진탕 등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뉴사우스웨일스 주 정부가 지난 20일 발표한 봉쇄 연장 조치에 시드니 인구 약 5백만 명의 거의 절반이 9월 중순까지 야간 외출이 금지되자 250여 명의 시민들이 크게 반발하며 시 중심지에 모였고 47명에게 보건 가이드라인 위반과 체포 저항 등을 이유로 벌금이 부과되었다. 경찰관 한 명은 목과 머리에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호주 정부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후에도 강경한 자세를 굽히지 않았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전국적인 시위가 발생한 다음 날인 21일에 ABC와의 인터뷰에서 전 국민의 70%가 백신을 접종 받을 때까지 봉쇄 조치를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영원히 자물쇠를 채우고 살 수는 없습니다. 어느 순간에는 기어를 변속해야 하고 봉쇄는 70%에서 끝나게 됩니다.” 그러나 호주의 만 16세 이상 인구에서 두 차례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은 비율은 현재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최근 확진자 급등을 이유로 봉쇄를 발표하고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전체 인구의 80%가 백신 접종을 받을 때까지 해외여행을 금지한다는 방침까지 세웠다. 그러나 호주는 상대적으로 코로나19의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누적 확진자 약 44,000명에 사망자도 천 명을 넘지 않고 있다. 정부의 봉쇄 조치가 지나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호주의 이웃인 국가 뉴질랜드의 경우 올해 2월 이후 첫 확진자 한 명이 발생하자 전국 봉쇄 조치가 발효되었다.

 

전 세계 정부들의 집단면역을 향한 강력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의 집단면역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는 전문가들이 있다. 코로나19는 계속되는 변이로 인해 점차 백신의 보호력이 떨어지고, 접종 후 6개월도 지나지 않아 항체가 소멸하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끊임없이 발생하는 변이에 대해 계속 백신을 맞아야 할까? 영국 정부는 9월로 예정된 세 번째 접종을 위해 화이자 백신 3천 5백만 회 분량을 추가 주문한 상태고 미국도 부스터 샷을 준비하고 있다.

 

접종률 70%를 넘기며 집단면역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진 이스라엘은 코로나19 변이로 인해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자 정부는 화이자 세 번째 접종을 받은 사람의 보호 효능이 4배 더 높다는 연구를 이번 주에 발표했다. “세 번째 접종 후 10일이 지나자 감염에 대한 보호가 두 번째 접종 후보다 4배 높았습니다.”

 

세계보건기구의 사무총장인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는 전 세계가 코로나19 변이에 대해 백신 접종률로 맞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지 않는다면, 코로나바이러스의 더 강한 변종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호주의 정신건강 단체인 Lifeline and Beyond Blue는 정부의 봉쇄 조치 이후 정신상담 전화 수가 3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의료 부책임자를 맡고 있는 마이클 키드 박사는 “봉쇄를 경험하는 사람들 중 혼란과 좌절의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이 많고, 심지어 고립과 공포를 시기를 겪고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2021년 호주 정부의 코로나 봉쇄 조치 이후 증가하는 정신상담 전화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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