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정부가 백신 여권에 해당되는 ‘그린 패스’ 계획을 승인했다.
이탈리아 상원은 지난 16일에 찬성 189, 반대 32, 기권 2의 압도적인 지지 속에 그린 패스를 통과했다. 10월 15일에 발효되는 그린 패스는 적어도 올해 말까지 시행된다.
이탈리아의 공공 또는 민간 근로자들은 코로나 백신을 접종 받거나, 확진 후 회복했거나, 48시간 이내의 검진 결과가 음성임을 그린 패스에서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린 패스를 통해 증명되지 않은 노동자가 적발되면 5일의 시간을 주고, 그래도 접종 받지 않으면 해고되지는 않지만 보수 없이 정직 조치된다.
보건장관인 로베르토 스페란자는 기자들에게 그린 패스 정책의 의도를 설명했다. “그린 패스의 의무를 공공 및 민간 업무 전체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두 가지 이유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이곳을 더 안전하게 만들고 백신 접종 캠페인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백신을 접종 받지 않은 노동자가 출근하는 기업은 적발 시 600~1,500유로(약 83~208만 원)에 해당되는 벌금을 받게 되는데, 구체적인 내용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8월 초에 이탈리아에 첫선을 보인 그린 패스는 9월 초에 대학생, 장거리 대중교통 이용자, 상점 및 공공장소 이용자, 스포츠 참관, 교사, 공공 부문의 노동자에 대한 의무 백신 접종으로 확대되었다.
현재 이탈리아는 로마, 밀란, 베니스, 나폴리, 토리노 등 큰 도시를 중심으로 그린 패스에 반대하는 수천 명이 참여하는 전국적인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시위자들은 경찰의 진압에 맞서기 위해 텔레그램 등의 메시지 앱을 이용하여 기습 시위를 진행하기도 하며, 백신 의무 접종을 지지하는 언론인과 의료 전문가에게 거칠게 항의하는 모습도 목격되었다.
이탈리아는 종이와 디지털로 발행되는 백신 여권 소지를 모든 노동자에게 의무화하는 첫 유럽 국가가 되었다. 현재 이탈리아의 코로나 백신 접종률은 73.8%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