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J, ‘대유행의 끝은 대시보드에 있지 않다’

BMJ, ‘대유행의 끝은 대시보드에 있지 않다’

영국의 유명 의학 저널인 BMJ에 코로나19의 종식을 대시보드 상의 수치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전문가들의 글이 올라왔다.

 

BMJ의 편집장인 피터 도시 박사와 프린스턴 대학의 역사학 박사 과정에 있는 데이비드 로버트슨이 공동으로 쓴 이 글은 지난 130년 동안의 대유행을 의학적, 역사적 관점에서 분석한 후 대유행의 종식은 수치가 아니라 대중의 대유행에 대한 공포의 종식에 의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저자들은 세계보건기구(WHO), 언론사 등이 대시보드를 통해 바이러스가 이동하고 국내외의 확진자, 입원자, 사망자가 발생하는 모든 상황을 숫자, 그래프 등으로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역사적 유례가 없는 현재의 상황이 대유행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갖게 한다고 설명한다.

 

대중은 코로나 현황을 나타내는 대시보드를 바라보며 마치 확진자, 입원자, 사망자 수가 0이 되어야 유행병이 끝난다는 생각을 갖지만 실제로 지난 130년간의 각각의 대유행을 살펴보면 그 끝이 명확하지 않다. 예를 들어 인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이었던 스페인 독감의 경우 흔히 1918~1919년으로 알려져 있지만 1918~1920년으로 기록하고 있는 문헌이 많고 심지어 4차 대유행을 언급하는 기록까지 있다.

 

1957~1958년에 유행한 ‘아시아 독감’으로 미국에서 약 10만 명이 사망했지만 실제 이 독감은 1957~1960년과 1968~1972년으로 나뉘어 유행했고 이 기간 동안 사망한 사람들의 합계가 10만 명이다. 역사적으로 인류는 대유행이 벌어지는 기간에도 정상적인 삶을 지속했고 현재의 대유행은 과거의 대유행보다 더 치명적이지 않다.

 

인구 10만 명당 사망률 비교

 

저자들은 대유행의 종식이 단순히 집단 면역이나 정부의 공식 선언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대유행의 충격적인 지표에 의해 소비되는 것을 멈출 때 점진적으로 종식에 가까워진다고 말한다. 대유행의 끝은 삶의 경험의 문제이며 사회학적인 현상에 가깝다고 분석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대시보드 상의 숫자가 0이 되기를 기다린다면 대유행은 끝나지 않으며, 심지어 대시보드를 통제하는 정치 엘리트와 언론이 이를 근거로 정상으로 돌아가려는 우리의 의지를 꺾으며 대유행을 연장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유행병 대시보드는 뉴스 보도에 끝없는 연료를 제공하여 위협이 낮은 경우에도 코로나19 대유행의 지속적인 뉴스 가치를 보장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대유행이) 끝났다는 느낌이나 대유행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려는 (우리의) 생각을 약화하여 대유행을 연장할지도 모릅니다.”

 

두 전문가들은 코로나의 종식을 앞당기는 일은 대시보드로부터 고개를 돌리는 데 있다고 조언한다. “대시보드에서 우리 자신을 비활성화하거나 분리하는 것이 대유행을 끝내기 위한 가장 강력한 행동일 수 있습니다. 이것은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어떤 단일 또는 공동 대시보드의 수치도 언제 대유행이 끝나는지 알려줄 수 없다는 것의 인식입니다.”

 

“역사는 대유행의 끝이 단순히 집단 면역이나 공식 선언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대유행의 충격적인 지표에 의해 소비되는 것을 멈출 때 점진적으로 그리고 불균형하게 대유행이 종식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대유행의 끝은 살아있는 경험의 문제이고, 따라서 생물학적이라기보다는 사회학적 현상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정신 건강, 교육적 영향 및 밀접한 사회적 유대 거부를 측정하지 않는 대시보드는 언제 유행병이 끝날지 알려주는 도구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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