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전 세계 에너지 가격 상승은 러시아 잘못이 아니다’

푸틴, ‘전 세계 에너지 가격 상승은 러시아 잘못이 아니다’

러시아의 블라드미르 푸틴 대통령이 전 세계에서 상승하고 있는 에너지 가격의 책임이 러시아에게 있지 않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타스 통신은 지난 11일 기사에서 푸틴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는 원인은 러시아 때문이 아니라 서방의 대러시아 경제 제재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곳(유럽연합)의 가격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들은 여기에 대해 우리의 탓을 해서는 안 됩니다. 미국의 석유 및 석유 제품 가격 급등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들은 러시아 석유의 미국 시장 수입 중단을 발표했는데,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전례 없이 높습니다. 아마도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을 겁니다. 그들은 자신의 실수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하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 시장에서 러시아산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3%을 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이는 무시할 수 있는 양인데도 가격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일에서도 러시아 석유 수입 금지와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다시 한번 자국민을 속이기 위해 그들은 이러한 결정 뒤에 숨어 있습니다.”

 

그는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 조치를 한 미국이 한때 정권 교체를 시도했던 베네수엘라에 석유 수입을 위해 방문한 행동을 조롱했다. “그들은 이란과 평화협정을 맺고 즉시 모든 문서에 서명할 것입니다. 그들은 협상을 위해 베네수엘라에 갔지만, 이러한 불법적인 제재를 애초에 하지 않았어야 합니다.”

 

러시아산 석유가 미국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석유가 세계 상품 시장을 통해 전 세계에서 구매되고 운송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러시아는 전 세계의 주요 석유 생산 국가 중 하나이고 제재로 인해 시장 공급이 줄어들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미국 정부는 전 세계 유가 상승의 원인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게 있으며, 세계 유가가 상승하더라도 모두가 이를 감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CBS 뉴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크게 상승하는 국제 유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제재를 지지하는 응답이 무려 77%를 차지했다.

 

미국의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 수입 금지 제재 조치에 영국도 동참을 선언했다. 영국은 올해 말까지 지속적으로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의 수입을 줄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골드만삭스는 대러시아 제재로 인해 전 세계에 최대 4백만 배럴의 석유 공급 부족이 발생함에 따라, 유가가 배럴당 115불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일부 월가 은행들은 200불까지 상승을 언급하고 있다.

 

현재 지지율이 43%까지 하락하며 위기를 겪고 있는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인플레이션과 유가 상승이 원인이 러시아에 있다고 말해 기자들과 논쟁이 벌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0일 연설에서 푸틴이 유가와 인플레이션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진실은 이것입니다. 민주당이 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 아닙니다 블라드미르 푸틴이 일으켰습니다.”

 

미국의 국영 라디오 방송인 NPR에 출연한 센터 포 뉴 아메리칸 센츄리의 연구원 레이철 지엠바는 주요 석유 생산국인 러시아에 대한 석유 수입 금지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거대 정유사들을 비난하면서 국제 유가 상승을 부추기는 ‘셀프 제재’라고 평가했다. “우리는 시장에서 셀프 제재라고 불리는 구매자의 파업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지엠바 씨는 러시아가 미국의 제재 발표 후 석유 수출 가격을 배럴당 20불 더 낮게 책정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결국에는 인도를 포함한 여러 국가들이 러시아산 석유를 사게 되어 러시아의 경제적 타격이 예상보다 크지 않은 반면, 전 세계는 급등하는 국제 유가를 오래 버티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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