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대륙 상공을 중심으로 한 정상과의 온도 차이 시뮬레이션(GFS)에서 남극의 지난주 온도가 평소보다 10도 이상 치솟으면서 과학자들을 놀라게 했다.
프랑스 그르노블 알프 대학의 극지 기상학 연구원 조너선 윌은 “이 사건은 전례가 없는 일이며 남극 기후 시스템에 대한 우리의 기대를 한층 높였습니다”라고 워싱턴포스트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밝혔다. 그는 남극 동부 일부 지역의 온도가 사흘째 평년보다 20도 이상 높다고 설명한다.
남극 기온에 대한 연구를 발표한 적이 있는 연구원 스테파노 디 바티스타는 트윗에 “남극 기후학이 다시 쓰였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이러한 온도 이상 현상이 실제로 발생하기 전에는 ‘불가능’하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로 여겨졌다고 덧붙였다.
지구에서 가장 추운 곳인 남극 동부 빙상의 중심에 위치한 러시아 기상대 보스토크의 3월 최고 기온은 영하 53도이지만 지난 18일 기온은 영하 17.7도를 기록하여 65년 전에 남극의 기온을 기록하기 시작한 이래로 가장 높았다. 기존의 가장 높은 온도보다도 무려 15도가 더 높다. 그 결과, 남극 해빙의 크기는 관측이 시작한 이래로 가장 작아졌다.
일부 컴퓨터 모델의 시뮬레이션과 관찰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이 평년보다 50도까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위스콘신 대학 남극 연구원인 린다 켈러와 맷 라자라는 보스토크의 근방에 위치한 기상대의 기온도 평균보다 37도 더 높다고 말했다.
두 연구원은 남극에서 3월은 가을이 시작하는 시점이므로 햇볕이 많은 1월이 아닌 3월에 기온이 급등하고 있는 현상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매년 3월 중순이 되면 남극 대륙은 매일 약 25분의 햇빛을 잃게 된다.
윌 연구원은 이 사건을 기후변화 탓으로 돌리기 어렵다고 인정하면서도 기후변화가 이와 같은 많은 상황에 대해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켈러와 라자 연구원은 기후변화와 연관성을 알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것이 새로운 추세인지 아니면 단지 가장 매력적인 대륙에서 가끔 일어나는 기이한 현상인지 알 수 없습니다.”
GFS 모델에서 남극 대륙 상공에 중심을 둔 정상과의 온도 차이 시뮬레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