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책임을 묻기 위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는 경제 제재를 내렸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치솟는 유가로 인해 궁지에 몰리고 있다.
미국의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매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2일에 미국의 전국 유가 평균은 갤런당 $4.715까지 상승했고 로스앤젤레스의 경우, 8달러를 넘어선 곳도 등장했다.
급격히 상승하는 미국 내 유가와 달리, 바이든의 지지율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이 여론조사 기관인 입소스에 의뢰해 실시한 최신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2%가 바이든 대통령이 직무를 못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민주당 지지자의 바이든에 대한 지지율도 일주일 만에 78%에서 72%로 하락했다. 공화당 지지자 중에 바이든 대통령이 일을 잘 한다고 답변한 비율은 12%에 불과했다.
곤경에 처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내 유가 상승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의 경제 제재 후 할인된 가격에 팔리고 있는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할 수 있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지난 1일에 기자들을 상대로 한 발언에서 바이든은 미국 내 유가 상승의 원인이 유럽의 결정에 있다고 말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문제는 유럽이 러시아산 석유의 구매를 더 줄이기로 결정한 결과입니다.”
며칠 전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부분적인 수입 금지를 발표한 유럽연합은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석유 수입량을 90% 줄인다는 목표를 추가로 공개했었다.
반면, 인도는 할인된 러시아산 석유의 수입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인도가 올해 2월부터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원유량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인도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비판과 압력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지속할 계획이다. 미국과 영국의 주요 언론사들은 인도의 인권 문제를 언급하는 기사로 인도를 연일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의 발언은 진심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관리를 인용하여 백악관과 국무부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주장하고 있으나 동맹국들의 반발을 예상하는 내부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고 보도했다.
지난 2일, 크레믈린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토프는 러시아가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손해를 보며 석유를 판매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분명히 러시아는 이윤 없이 어떤 것도 팔지 않을 것입니다. 수요는 한 곳에서 떨어져도 다른 곳에서 증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