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통령 블라드미르 푸틴이 미국과 유럽에서 발생하고 있는 위기가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일에 TV 채널 ‘러시아 1’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유럽연합의 에너지 위기는 모두 정책의 실패가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코로나19 봉쇄에 타격을 입은 국민들과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내놓은 경기 부양책이 거시 경제를 고려하지 않은,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는 정책이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2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무려 5조 9천억 달러(약 8,153조 8천억 원)를 찍어내어 화폐 공급량이 38% 증가했는데, 이는 역사상 유례가 없는 지출이며 정부가 훨씬 더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문제에 접근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것은 미국의 금융 및 경제 당국의 실수이며, 우크라이나에서의 러시아의 행동과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에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푸틴 가격 상승(Putin Price Hike)’이라고 불렀으나 연방준비위원회 의장인 제롬 파월은 5월에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두하여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 이미 인플레이션이 심각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아닙니다. 인플레이션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분명히 높았습니다”라고 답변했다.
재닛 옐렌 재무장관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정책의 실패임을 인정했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상승시키고 공급 병목 현상을 초래한 경제에 대한 예상치 못한 큰 충격 때문입니다.”
푸틴은 또한 유럽 집행위원회의 기후변화를 내세우면서 러시아의 장기 천연가스 공급 계약 제안을 거부한 근시안적 그린 어젠다를 비판했다.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는 유가 상승으로 인해 비료 가격도 상승하게 되어 결국 식량 상황이 악화될 것이며, 결국 많은 산업이 더는 수익을 내지 못해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중재하고 있는 투르키예의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아나돌루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나온 곡물의 대부분이 서방 국가들에게 전달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항구를 떠난 곡물 수출 선박 중 단 두 척만이 유엔 식량 프로그램에 할당되었고, 중재국인 투르키예를 통해 곡물 수출 대상 선정에 대한 협상안을 내밀었지만 우크라이나가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자문을 맡고 있는 미하일 포돌랴크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곡물을 어디에 보내야 하는지 지시할 수 없으며,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에 같은 지시를 내리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