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노바 카호브카 댐을 파괴했는가?

누가 노바 카호브카 댐을 파괴했는가?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에 위치한 노바 카호우카 댐이 일부 파괴되면서 주변 지역이 물에 잠기며 사망자와 이재민이 발생했다.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은 튀르키예 대통령 레제프 에르도간의 재선을 축하하기 위한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의 공격임을 주장하며 “대규모 환경 및 인도주의적 재앙이 되는 잔인무도한 행위”라고 말했다.

 

에르도간 대통령은 반대로 러시아의 행위를 주장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유엔에서 독립 위원회를 구성하여 국제적인 조사를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

 

나토 사무총장 옌스 스톨텐베르그, 유럽연합 이사회 상임의장 샤를 미셸, 독일 국방장관 보리스 피스토리우스는 모두 러시아를 파괴의 주체로 지목하고 러시아가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의 첫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종관 존 커비는 파괴의 주체가 누구인지 단정하기에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우리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우크라이나 측과 협력하고 있고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태의 모든 정황은 우크라이나 또는 서방의 소행임을 가리키고 있다. 피해 지역은 러시아군이 점렴하고 있고, 주변 지역을 물에 잠기게 하기 위해 러시아가 댐을 폭파할 이유가 없다. 수문을 개방하면 되기 때문이다.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는 러시아의 자폭을 주장하는 서방과 미국의 언론 보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러시아가 댐을 파괴하여 러시아 민족이 사는 정착지를 침수시키고 동시에 크림반도의 물 공급을 차단하는 것이 정말 타당해 보입니까?”

 

 

우크라이나는 이미 작년에 러시아군의 물자 공급을 방해하기 위해 노바 카호우카의 민간 시설인 다리를 파괴한 일이 있다. 이 사실은 작년 12월 29일 워싱턴포스트의 기사 “푸틴에게 충격을 주고 전쟁을 재구성하는 우크라이나 반격의 내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가 점령한 헤르손 지역 노바 카호우카의 한 다리가 우크라이나군의 공습으로 큰 피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카호우카 수력 발전소의 댐을 가로지르는 카호우카 다리는 드니프로강을 가로질러 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러시아군의 몇 안 되는 선택사항 중 하나였다.”

 

10월 21일,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 바실리 네벤지야는 우크라이나의 카호우카 댐 파괴 계획에 대해 경고하는 서한을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일이 있다. 러시아군 사령관 세르게이 수로비킨은 우크라이나가 카호우카 댐 공격 계획을 세웠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군사 전문가 마이클 코프먼은 카호우카 댐의 파괴 계획을 부인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공방에 대해 정치 팟캐스트 War on the Rocks에 출연하여 의견을 내놓았다.

 

“댐에 대한 공격은 러시아가 자신의 발에 총을 쏘는 것과 같습니다. 러시아가 통제하는 헤르손이 물에 잠기는데… 우크라이나가 해방시킬 가능성이 있는 서부 지역보다 훨씬 더 넓습니다.”

 

카호우카 댐의 파괴로 주변 지역이 물에 잠기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의 상륙을 막기 위해 강변에 설치해 놓은 지뢰가 모두 물에 쓸려 내려가면서, 우크라이나군은 수위가 낮아진 후 지뢰에 대한 우려 없는 상륙이 가능해졌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점유하고 있는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를 공격하고, 노드스트림 가스관을 폭파하며, 우크라이나 동북부에 위치한 이지움에서 최소 450명의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학살 후 매장했다고 주장했으나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

 

한국의 주요 언론사들은 불과 작년 또는 올해 초에 발생했던 이와 같은 사건들을 잊은 채 서방 언론 보도를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적어도 객관적인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중립적인 자세를 취하거나 양쪽의 주장을 균형 있게 보도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현재 러시아에 의한 카호우카 댐 파괴를 주장하고 있는 뉴욕타임스는 작년 4월 27일 기사에서 우크라이나의 인프라 파괴 전술에 대해 보도했다.

 

“데미디브에서 일어난 일은 특이사항이 아니었다. 전쟁 초기부터 우크라이나는 우수한 숫자와 무기를 가진 러시아군을 봉쇄하기 위한 방법으로 종종 기반 시설을 파괴함으로써 자국 영토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혼란을 초래했다.”

 

“데미디브는 군이 근처의 댐을 열고 물을 시골에 흘려보내자 물에 잠겼다. 우크라이나의 다른 지역에서는 군이  주저 없이 다리 및 도로를 폭파하고 철도와 공항을 불능으로 만들었다. 목표는 러시아의 진격 속도를 늦추고, 적군을 함정에 빠뜨리며, 탱크 대열을 덜 유리한 지형에 배치하게 하는 것이었다.”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를 수출하는 수단인 노드스트림 가스관을 자폭했다고 주장하던 백악관은 러시아가 유엔 조사를 제안하자 입장을 바꾸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6일 기사에서 가스관 파괴를 우크라이나가 계획했다는 첩보를 우방국을 통해 CIA가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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