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발생한 영국 루턴 공항의 화재 원인이 논란이 되고 있다.
10월 10일 밤 9시 38분경, 런던 루턴 공항에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다. 15대의 소방차와 100명의 소방대원, 3대의 헬리콥터가 동원되어 화재 진압에 나섰지만 불길을 잡지 못하면서 최대 1,500대가 주차되어 있던 공항 주차장 건물이 무너졌다.
런던 베드퍼드셔 소방구조국의 앤드루 홉킨스 소방 최고 책임자는 현장에서 빠르게 번지는 강력한 화재를 마주했으며 결국에는 여러 층으로 번졌다고 밝혔다. “차량 한 대에서 시작된 우발적인 화재 외에 다른 원인이라고 추측할 만한 정보가 없습니다.”
BBC를 비롯한 주요 언론사들은 공항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던 디젤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가 원인이었다고 보도했다. 홉킨스 씨도 같은 의견이었다. “우리는 전기차가 아닌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활주로를 위협할 정도로 강력했던 이 화재로 인해 최대 12,000대의 차량이 파손되었을 뿐만 아니라 다음날 오후 3시까지 공항의 모든 항공편 운행이 중단 또는 취소되면서 3만 명이 넘는 승객이 영향을 받았다. 화재는 다음날 오전 8시 45분에 진압되었고 연기를 흡입한 6명의 소방관과 공항 직원 1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며칠이 지나 화재 원인으로 보이는 불타는 차량을 촬영한 영상이 소셜 미디어에 올라왔다. 영상에는 주차장 3층에 주차되어 있던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앞 부분이 불타고 있었다. 이 차량은 조수석 아래에 리튬이온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 모델로 이미 화재 발생으로 인해 한 국가에서 리콜된 사례가 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전기차에 의한 화재 가능성을 제기했고 팩트체크 매체들은 이에 대해 거짓 판정을 내렸다. “베드퍼드셔 소방구조국은 화재 초기 차량이 하이브리드나 전기차가 아닌 디젤 차량이었다고 밝혔다.”
영국의 언론사 텔레그래프 등은 화재 발생 일주일이 지난 18일에 루턴 공항 화재의 원인이 디젤 차량이 아닌 전기차였다고 보도했다. 디젤 차량은 화재 시 짙은 검은색 연기가 나오지 않으며 일반 가솔린 차량보다 오히려 가연성이 더 낮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했다.
온라인 매체 데일리스켑틱은 루턴 공항의 화재의 원인이 디젤 차량이라고 발표되었을 뿐, 차량 제조사 및 모델명이 공개되지 않은 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홉킨스 소방 최고 책임자는 왜 기자회견에서 최초 화재 차량이 전기차가 아니라고 발언했을까?
전기차의 화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에는 한 가정집 앞에 주차되어 있던 전기차가 폭발하며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는가 하면, 7월에는 거의 3천 대의 차량을 실은 화물선에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여 한 명이 숨지고 선원들이 바다로 뛰어드는 사고가 있었다.
데일리스켑틱은 영국에 전기차 화재 위험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보험료가 상승하고 있고 전기차는 화재 위험을 고려하여 다른 차들보다 주차 공간이 더 넓어야 한다고 보도했다.
Was the Luton airport fire caused by an electric vehicle? A video of the fire appears to show a Range Rover Evoque ablaze on the passenger side at the front – where hybrid models locate the battery. https://t.co/BqctZ2s78Y
— Toby Young (@toadmeister) November 4,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