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의 에너지 등급이 낮으면 대출을 거부하는 영국의 은행들

주택의 에너지 등급이 낮으면 대출을 거부하는 영국의 은행들

영국 은행들의 자체 넷 제로 정책 때문에 주택 구매를 위한 또는 주택을 담보로 하는 대출이 거부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모든 임대 부동산의 에너지 효율이 일정 기준 이상이 되도록 요구하는 넷 제로 정책을 2018년에 도입했다. 이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주택을 소유한 사람이 임대를 주거나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단열재, 이중유리, 전기 난방 등에 최소 수천 달러를 지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물가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영국인들의 불만이 커지자 리시 수낵 총리는 지난달에 에너지실적증명서(EPC) 등급이 C 이상이 되도록 요구하는 정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영국인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의 정책 철회에도 불구하고 내셔널빌딩소사이어티와 냇웨스트를 포함한 대형 대출 기관들은 2030년까지 EPC 등급이 C 이상인 대출의 비율을 5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고수하고 있다.

 

18포인트인 주택이 최소 기준인 C 등급의 50포인트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만 파운드(약 1,650만 원)가 넘는 비용이 필요하다. 냇웨스트의 경우, EPC 등급이 A 또는 B인 주택 담보대출 희망자에 대해 할인된 고정금리 모기지를 제공하기도 한다.

 

보수당의 마르코 로하이 의원은 대형 대출 기관들의 이와 같은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은 새로운 고객들에게 자유롭게 상품을 제공하고 그들이 그 상품에 적용하는 조건에 대해 분명히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 상품에 EPC 조건을 소급 적용하는 건 전적으로 잘못되었습니다.”

 

냇웨스트 그룹의 대변인은 영국의 언론사 텔레그래프에 “우리는 고객이 에너지 효율적인 부동산을 구입하고 가정을 개조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쉬운 수단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내셔널빌딩소사이어티의 대변인도 말했다. “우리는 최근에 (2030년까지) 우리의 과학 기반의 목표를 참고하여 EPC 목표를 대체했으며 이러한 목표를 향해 계속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50년까지 넷 제로가 되겠다는 영국의 야망 달성 지원은 여전히 우리의 목표입니다. 기후변화는 우리의 고객, 그들의 가정, 그리고 더 넓은 사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대한 대처와 관련된 위험은 우리의 상호 목적의 기본입니다.”

 

또 다른 주요 대출 기관인 HSBC는 웹사이트에 “구매하려는 부동산의 EPC가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수준보다 낮으면 신청이 거부될 수 있습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영국의 가계 부채는 올해 3월에 사상 처음으로 2조 파운드(약 3,295조 9천억 원)를 넘어섰다. 금리는 특히 최근 14주 연속으로 상승하면서 15년 만의 최고치인 5.25%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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