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리 테리사 메이는 지난 4일 러시아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율리아가 영국 샐스베리의 한 쇼핑몰 앞에서 신경가스 공격을 받아 사망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한다고 발표했다.
메이 총리는 독살에 사용된 ‘노비촉’이 구 소련이 1970년대에서 1980년대 사이에 개발한 화학 작용제이므로 “러시아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36시간 내에 해명할 것을 러시아 정부에게 요구하는 최후 통첩을 발표했었다. 러시아 외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는 국제사회가 합동 조사에 나설 것을 제안하는 한편, 암살에 사용된 화학 작용제의 샘플을 러시아에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영국 노동당 대표인 제러미 콜빈은 14일 의회에서 이라크 정부의 존재하지 않는 대량살상무기 사용을 근거로 참전했던 영국의 과오를 상기시켰다. 그는 메이 총리에게 영국 정부가 화학무기금지협정에서 요구하는 공식 절차를 밟았는지, 러시아가 요청한 샘플 제출에 대해 어떤 입장을 전달했는지를 물었다. 총리는 콜빈 노동당 당수가 “러시아의 죄를 규탄할 기회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 유감이라고 응답했다.
미 백악관은 “미국은 러시아가 영국 시민과 그의 딸에 대한 무모한 신경제 공격에 책임이 있다는 영국의 평가에 의견을 같이합니다”라는 입장의 성명을 내놓았다. 독일과 프랑스의 정상도 영국의 메이 총리의 판단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