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리포세이트 승인을 위해 유럽연합의 정치인, 과학자, 언론인과 접촉한 몬산토

글리포세이트 승인을 위해 유럽연합의 정치인, 과학자, 언론인과 접촉한 몬산토

독일의 바이엘에 인수된 미국의 거대 농화학 기업인 몬산토의 비밀 로비 파일의 존재가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몬산토의 주력 제초제인 라운드업의 주성분인 글리포세이트의 유럽연합 승인 연장을 앞두고 몬산토가 고용한 미국의 거대 로비 회사인 플래쉬먼 힐러드(Fleishman-Hillard)는 약 2백 명의 정치인, 관리, 언론인, 과학자, 그리고 공공 기관의 고위 관리를 대상으로 파일을 작성했다.

 

프랑스의 언론사인 르몽드와 프랑스 2가 입수한 이 파일은 앞에서 언급된 인물들의 신분과 함께 이들의 글리포세이트, 제초제, GMO에 대한 의견을 정리하고 있다. 르몽드는 이 파일 작성 자체가 당사자의 동의 없이 개인의 정치적인, 철학적인 의견을 드러낼 수 없는 형법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몬산토는 2015년 3월에 글리포세이트가 ‘아마도 암을 유발할 수 있다(probable carcinogen)’는 국제암연구센터(IARC)의 판정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에서 15년 사용 연장 허가를 얻기 위해 노력 중이었다. 2016년 3월에 글리포세이트 연장안 표결을 앞두고 프랑스를 포함한 몇몇 국가들의 반대로 표결이 한 차례 연기된 끝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우선적으로 15년이 아닌 18개월 사용 연장을 허가한 후 다시 5년 연장을 승인했다.

 

2016년 11월에 작성된 ‘몬산토 파일’이란 제목의 이 문건은 프랑스의 경우 농림장관인 스테판 르 폴, 환경장관인 세골렌 루아얄, 사회보건부장관인 마리솔 투렌느, 이후 재무장관에 임명되는 브루노 르 메르, 프랑스 국립농업연구소장인 자비에 베르트랑 등을 포함하고 있다.

 

르몽드는 파일에 언급되고 있는 수백 명의 인물이 몬산토가 글리포세이트 사용 승인을 얻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실제로 파일에서 언급되는 한 언론인의 글리포세이트에 대한 의견에 영향을 주려는 몬산토의 시도가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바이엘은 12일에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내부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으나 문건의 존재가 불법적인 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건 바이엘이 사회, 그리고 주주와 대화를 추구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이 행동에 사과드립니다.” 르몽드는 ‘몬산토 파일’을 플래쉬먼 힐러드의 내부 고발자로부터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몬산토를 인수한 바이엘을 상대로 낸 미국인 피해자가 제기한 소송 과정에서 존재가 처음 드러난 ‘몬산토 파일’은 몇 주 후에 완전히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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