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고, 사생활도 없어 인생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어”라는 제목의 글을 홈페이지에 올려 비난을 받았던 세계경제포럼이 비슷한 일로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심리학자들은 좋은 삶이 행복하거나 심지어 의미 있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몇몇 주류 언론사들과 세계경제포럼 홈페이지에 동시에 공개된 이 글은 좋은 생활이 무엇인지 심리학자의 연구를 통해 우리를 안내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이 권장하지 않는 우리의 인생은 다음과 같다.
“당신에게 좋은 삶은 무엇으로 보이나요? 어떤 이들에게는 떡갈나무로 아치를 이룬 거리 끝에 있는 친밀한 가족, 안정적인 직업, 빅토리아 시대 주택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간호사나 선생님으로 일하거나, 자원봉사를 하거나, 환경 운동에 에너지를 쏟음으로써 세상을 변화하는 목표에 집중합니다.”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s Psychological Review에 발표된 논문을 인용하고 있는 이 글은 좋은 삶이란 행복이나 목적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풍부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국 버지니아 대학과 플로리다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시게 오이시와 에린 웨스트게이트는 ‘심리적으로 풍부함’을 신기함 또는 복잡성이 우리의 관점에 극적인 변화를 주는 흥미로운 경험으로 정의했다.
연구자들은 이질적인 문화와 역사를 가진 외국에서 공부하는 대학생의 경험과 아방가르드 미술에 빠지는 경험을 심리적으로 풍부한 좋은 삶의 예로 들었다.
그들은 심리적으로 풍부한 것이 반드시 재미있거나 행복하거나 목적이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하면서 때로는 자연 재해나 역경이 오히려 심리적으로 풍부한 경험을 제공한다고 보았다.
연구자들은 구체적으로 불임, 만성 질병, 실업과 같은 일이 고통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오히려 심리적으로 풍부함을 제공하기 때문에 좋은 삶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들은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이 단조롭고 반복적인 경향이 있다고 부연했다. “행복한 삶도 의미 있는 삶도 인간의 모든 동기를 사로잡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는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 모두가 단조롭고 반복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논문의 저자들은 연구가 실시된 9개국 중에서 심리적으로 풍부한 경험을 매력적으로 여겨지는 국가들로 일본(16%), 한국(16%), 인도(16%), 독일(17%)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