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가 지난 미국 대선에서 FBI가 트럼프 선거운동 캠페인을 감청하는 명분을 제공한 소위 ‘트럼프 문건’에 대해 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FBI와 CIA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폭스뉴스는 FBI 국장이던 제임스 코미가 부하 직원에게 보낸 단체 이메일에서 러시아 공모 수사에 영국의 전직 정보부원인 크리스토퍼 스틸이 작성한 문건을 CIA가 포함시키자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MI6 출신인 스틸은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가 과거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여성들과 변태 파티를 했고 이 영상을 입수한 러시아 정보부의 협박을 받고 있다는 내용의 문건을 작성했었다.
코미 국장은 이메일에서 이 문건을 가르쳐 ‘왕관감(crown material)’이란 표현을 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CIA의 책임론을 제기한 폭스의 보도가 나가자 전직 CIA 관계자는 “책임은 전적으로 코미에게 있습니다”고 말했다. “전 (CIA) 국장인 브레넌은 전 (국가정보국) 제임스 클래퍼과 함께 스틸 문건을 정보부 리포트에 포함시키자는 코미의 추천에 반대했습니다.”
“정보 분석관들은 일을 할 때 그걸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그건 입증된 정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브레넌과 클래퍼는 문건이 공식 평가에 들어가는 걸 막았습니다.”
그러자 전 공화당 상원의원인 론 폴은 정보부 리포트에 문건을 포함시키자고 주장한 인물이 당시 CIA 국장이라는 말을 고위 관계자에게 들었다고 밝혔다. “한 고위 관리는 확인되지 않은 가짜 스틸 문건이 정보부 보고서에 포함될 것을 주장한 사람이 브레넌이라고 말했습니다.”
FBI는 전직 영국 스파이 스틸이 작성한 이 문건을 가지고 해외정보감시(FISA) 법원에서 감청 영장을 받아 트럼프 선거운동 매니저인 카터 페이지를 대선 기간 동안 감청했다. 문건을 작성한 크리스토퍼 스틸은 이 사건의 조사를 담당한 존 더햄 검사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겠다고 수사를 거부하고 있다.
2016년에 민주당과 힐러리 선거운동 캠페인은 로펌인 퍼킨스 코이를 통해 트럼프 후보에 대한 조사를 위해 1백만 불을 퓨전 GPS에 지급했다. 크리스토퍼 스틸은 자신이 작성한 문건을 퓨전 GPS에 넘겼고, 유명 펀드 매니저이자 민주당의 거액 후원자인 조지 소로스는 퓨전 GPS와 관련이 있는 비영리 단체인 ‘민주주의 청렴 프로젝트(The Democracy Integrity Project)’와 스틸에게 380만 불을 2017년에 지급한 것이 미 국세청 기록에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