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건사회복지부가 작년에 가상의 전염병이 미국에 퍼지는 상황을 놓고 수차례 시뮬레이션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크림슨 컨테이젼’으로 불리는 이 훈련은 보건사회복지부의 주도 하에 여러 연방 기관들과 12개 주가 참여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보건사회복지부는 자선 단체들, 보험 회사들, 주요 병원들까지 훈련에 참여하도록 초대했다.
훈련의 진행은 수십 년 동안 생물방어 분야를 연구한 전 공군 군위관인 로버트 캐들렉이 맡았다. 크림슨 컨테이젼은 호흡기 바이러스가 처음 발생하는 중국을 여행 중이던 57세 남성이 무기력하고 헛기침을 하는 상태로 시카고에 돌아오는 과정에서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로 전염병이 퍼지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배포 금지’라고 써 있는 60페이지 길이의 훈련 초안도 공개했다. 1월부터 8월까지 진행된 이 훈련에서 미국 정부는 부족한 병원 시설과 의료 장비, 그리고 연방 정부와 주 사이의 혼란과 같이 정확히 현재 정부가 경험하고 있는 문제를 겪는다.
주와 지역 수준에서 벌어지는 학교 폐쇄의 지연과 일관성 결여가 이 초안에서 문제로 지적되고, 재택 근무와 심지어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까지 언급되고 있다. 크림슨 컨테이젼 훈련에 따르면 미국인 770만 명이 입원하고 50만 명 이상이 사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19일에 현 코로나 사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정도의 전염병이나 유행병이 있을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3월 26일에는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을 거라고 누구도 생각해보지 않았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사전 훈련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준비가 부족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