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전염병 학자로 소개되는 영국 임피리얼 칼리지의 닐 퍼거슨 교수가 전염병학 전문가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퍼거슨 교수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던 작년 3월에 컴퓨터 모델링을 들고 나와 즉시 전국적인 봉쇄 조치를 하지 않으면 영국 전체 인구의 81%가 감염되고, 이 중에 0.9%만 죽어도 사망자가 51만 명이 나온다고 주장해 영국 정부가 3월 말에 첫 봉쇄 조치를 내리는 근거가 되었었다.
영국 정부의 코로나 대응 전략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 그가 언론에 소개되는 것과 달리 전염병학, 생물 통계학, 생물학, 미생물학 등 코로나 사태에서 가장 중요한 어느 분야에도 학위를 가지지 않은 것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옥스퍼드 대학에서 물리학 학사, 이론 물리학과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영국 데이터 기술 기업인 WANdisco의 공동 설립자인 데이비드 리처즈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퍼거슨 교수의 모델링을 “세밀하게 조종된 프로그래밍이라기 보다는 스파게티 한 사발처럼 보이는 버그 덩어리”라고 혹평했다. “우리 업계에서 이렇게 코드를 개발하는 사람은 누구든 해고되고, 이것에 근거해 판매용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어느 회사도 망할 겁니다.”
퍼거슨 교수가 예측한 사망자 수는 실제보다 최대 131배까지 과장된 것으로 알려지며 비판을 받았다. 그는 자신이 발표한 컴퓨터 모델링으로 인해 봉쇄 조치가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유부녀를 만나기 위해 정부 봉쇄 명령을 수차례 위반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어 정부의 코로나 태스크포스에서 작년 5월에 하차했다.
퍼거슨 교수는 작년 12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데이터가 부족했고 유행병 사상 전례가 없는 중국의 대규모 봉쇄 조치에 영향을 받았다고 말해 자신의 실책을 인정했다. “중국이 하지 않았다면, 그 해는 매우 달랐을 겁니다.” 한동안 언론의 시야에서 벗어났던 그는 SAGE 과학 위원회 소속으로 돌아와 다시 영국 정부의 코로나 정책 자문을 맡고 있다.
이론 물리학자인 퍼거슨 교수는 2월 25일 영국의 TV 채널인 ITV에 전염병 학자로 출연하여 최근 영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코로나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치명률이 기존의 코로나보다 더 높고, 전염율도 70% 더 높은 켄트 변종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