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온라인 안전법’을 추진하는 영국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온라인 안전법’을 추진하는 영국

영국 정부가 아이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소셜미디어 상의 콘텐츠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 정부가 공개한 145페이지 분량의 온라인 안전 법안(The Online Safety Bill)의 초안은 아이들이 온라인에서 불법 또는 유해한 콘텐츠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네티즌이 생성한 콘텐츠를 엄격하게 관리하지 않는 디지털 서비스 제공업체 측에 큰 법적 책임을 묻는다.

 

온라인 안전법이 통과될 시 영국의 방송통신규제기관인 오프콤(Ofcom)은 해당 법의 준수 여부를 감독하고 집행할 수 있는 새로운 권한을 얻게 된다. 예를 들어 영국 정부는 검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소셜미디어 기업에 대해 연간 전 세계 매출의 10% 또는 최대 1,800만 유로(약 248억 1,12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여러 해 동안 온라인 상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려 시도했으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온 영국 의회는 최근 여왕의 의회 연설로 다시 힘을 얻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지난 11일 연설에서 “우리 정부는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안전한 인터넷의 혜택을 환영하면서 모든 사람들, 특히 어린이들을 위한 인터넷 안전을 보장하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라고 말했었다.

 

올리버 다우든 디지털 장관은 성명에서 “오늘날 영국은 첨단 기술에 대한 새로운 책임의 시대를 도입하고 온라인 세계에 공정성과 책임을 지우는 획기적인 법으로 글로벌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인터넷에서 어린이들을 보호하고, 소셜미디어 상의 인종 차별적인 학대를 단속하며, 우리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를 통해 진정한 민주주의 디지털 시대를 만들 것입니다.”

 

한편, 영국 왕실과 ‘절연’ 후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는 해리 왕자는 할리우드 배우인 댁스 셰퍼드의 팟캐스트인 ‘방구석 코난(Armchair Expert)’에 지난 13일에 출연하여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국의 수정헌법 제1조를 비판했다. “저는 수정헌법 제1조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습니다. 저는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건 멍청합니다.”

 

해리 왕자는 건강한 사람은 백신을 맞을 필요가 없다고 발언한 미국의 유명 팟캐스트 진행자인 조 로건을 비판하는 등 영국 정부와 왕실을 대변하는 듯한 말들을 쏟아냈다. 그는 “오늘날의 세계에서 거짓 정보가 바로 유행병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조심해야 합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수정헌법 제1조의 철폐를 주장하는 콜럼비아 대학의 법대 교수인 티머시 우를 대통령 직속의 경제 정책 최고 결정기구인 국가경제회의(NEC)에 임명하여 비판을 받았었다. 우 교수는 2017년 9월에 쓴 ‘수정헌법 제1조는 더는 쓸모가 없는가?‘에서 온라인 상에 가짜뉴스가 범람하고 있는 21세기에 온라인 상의 표현의 자유는 더는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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