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정보부가 미국의 독일 앙겔라 마르켈 총리의 핸드폰 도청을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국가안보국(NSA)은 자국민뿐만 아니라 독일 총리 앙겔라 마르켈과 대통령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를 포함한 유럽 지도자들에 대해서도 감시 활동을 사실이 내부고발자인 에드워드 스노우든의 폭로로 2013년에 드러났다.
당시 이 사실을 담은 보고서가 최근 언론인들에게 열람이 허용되면서 네덜란드의 국방정보부(FE)가 미국 NSA의 도청을 도운 사실이 새롭게 공개됐다. 독일은 이웃 국가이자 동맹인 네덜란드가 독일의 총리와 대통령의 도청을 도운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당시 독일 사회민주당 대권 주자로 메르켈 총리의 경쟁자였던 페르 슈타인브뤼크도 도청 대상이었다. 그는 네덜란드가 미국의 도청을 도운 사실이 보도되자 “정치적으로, 저는 이것을 스캔들로 간주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들(네덜란드)는 차라리 혼자 힘으로 하는 게 나을 겁니다.”
네덜란드의 국방정보부는 2012년에서 2014년 사이에 NSA의 감청을 돕기 시작했고, 네덜란드 정부는 늦어도 2015년에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네덜란드 정보부가 자국의 외무장관, 재무장관, 무기 제조사들에 대한 NSA의 도청을 도운 사실 또한 충격이다. NSA는 유럽에서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스웨덴, 노르웨이의 유력 정치인들을 도청했다.
독일 정부 대변인 스테펜 세이버트는 NSA의 도청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원칙적으로 연방정부는 정보부 활동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습니다.” 네덜란드 국방장관인 트라인 브람센은 짧은 성명 만을 내놓았다. “가까운 동맹국에 대한 조직적인 감청은 용납될 수 없습니다.”
NSA의 불법적인 정보 수집 활동을 폭로한 내부고발자 에드워드 스노우든은 아직도 러시아에서 망명 생활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8월 스노우든의 사면을 고려하겠다고 말했으나 강한 반대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에드워드 스노우든이 공정한 대우를 받지 않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NSA는 아시아에서도 개인의 인터넷 활동과 전화 통화 정보를 가로채기 위해 한국, 일본, 싱가포르 정부에 협조를 요청한 사실이 스노우든이 공개한 NSA 기밀 문건에서 드러났다. 한국과 싱가포르는 미국과 호주가 아시아 전역의 해저 통신망을 통과하는 데이터를 가로채는 일을 도왔고, 일본은 헌법에 위배되다는 이유로 요청을 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