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독일 법원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독일 법원

독일에 거주하는 한 여성이 친 러시아 발언으로 벌금형에 처해졌다.

 

독일의 쾰른 법원은 우크라이나 국적의 여성 엘레나 콜바스니코바가 친 러시아 발언으로 “공적 평화에 위협”을 가했다며 900유로(약 125만 원)의 벌금형을 내렸다. 그녀는 작년에 열린 시위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필요했다고 발언했고, TV에 출연해서도 러시아는 침략자가 아니라고 러시아를 두둔했다.

 

독일의 언론사들은 콜바스니코바가 최대 3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었으나 두 아이의 엄마인 점을 고려하여 법원이 관대한 처벌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콜바스니코바는 법원을 나와서도 자신이 평화주의자이며 죄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녀는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네오 나치로부터 자유롭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침략자가 아닙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치와의) 전쟁을 끝내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콜바스니코바의 발언은 독일이 전쟁에서 우크라아나를 지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판받을 수 있으나, 법원이 독일연방공화국 기본법이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의사 표현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린 점과 그녀가 우크라이나를 지지했다면 유죄가 되지 않았을 거라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콜바스코바는 말했다. “저는 30일 동안 감옥에 있거나 매일 30유로를 내야 합니다. 2014년부터 돈바스에서 사람들이 죽는데 (저는) 국고에 900유로를 내야 합니다. 이것이 독일인들의 진실입니다.” 콜바스코바의 변호사는 항소 의사를 밝혔다.

 

독일에서 표현의 자유는 더는 존재하지 않아 보인다. 독일에 거주하는 미국 국적의 CJ 홉킨스는 ‘뉴노멀 제국의 대두(The Rise of New Normal Reich)’라는 책을 발표한 극작가, 소설가, 그리고 정치 풍자가이다.

 

2022년에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 책은 코로나 대유행 동안 뉴노멀을 외친 전체주의적 정치권력에 대한 비판을 다루고 있다. 미국 민주당 대권 주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의 공개 지지를 받은 이 책은 2022년 8월에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에서 판매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독일 정부의 제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베를린 검찰은 이번에는 홉킨스 씨가 책 홍보를 위해 소셜 미디어에 올린 책의 사진을 문제 삼고 있다. 책 표지에 그려진 나치의 스와스티카를 근거로 그의 책을 “전 국가 사회주의 조직의 목적을 증진하기 위한 내용의 선전물”로 규정하고 홉킨스 씨를 기소한 것이다.

 

독일 법은 나치와 관련된 상징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나 교육적, 예술적 목적으로 나치를 비판하기 위한 용도의 사용은 허용한다. 홉킨스 씨는 자신이 지난 30년간 파시즘, 전체주의 등 모든 형태의 권위주의를 비판하는 활동을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독일 정부가 자신의 입을 막기 위해 부당한 기소를 시도했다고 비판했다.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모순된 입장에 놓여 있다. 나토 회원국으로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난하면서도 우크라이나 정부와 손을 잡고 러시아군과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 내 극우 세력인 네오 나치의 존재를 묵인해야 한다.

 

독일 정부는 시위에 대한 자유에도 제동을 걸었다. 올해 4월에 법원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으로 나라를 잃은 팔레스타인을 애도하는 4만 명으로 추정되는 독일 내 팔레스타인 유민들의 ‘알 나크바’ 시위를 처음으로 금지하면서 시위가 유발하는 유대인에 대한 선동과 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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