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팔백 편이 넘는 할리우드 작품에 개입한 펜타곤과 CIA, NSA

천팔백 편이 넘는 할리우드 작품에 개입한 펜타곤과 CIA, NSA

 

탐 세커와 매튜 알포드는 정보자유법을 통해 펜타곤과 CIA로부터 받은 4천 쪽이 넘는 문서들을 분석하여 미군과 정보부가 할리우드에서 지금까지 8백 편이 넘는 영화와 천 편 이상의 티브이 프로그램에 관여한 것을 확인했다.

 

 

세커 씨와 알포드 씨가 발표한 책 “국가 안보 영화: 정부의 할리우드 통제에 대한 충격적인 새로운 증거”는 영화와 티브이 방송이 이들의 손을 거쳐 제작되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프로듀서나 작가가 자료 조사를 위해 군을 접촉하기 원하는 경우, 대본이 정보부의 심사를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프로듀서는 또한 펜타곤이 승인하는 내용의 대본 사용을 강제하는 제작 지원 동의서에 서명할 것이 요구된다.

 

제임스 본드와 트랜스포머 시리즈, 그리고 마블, DC 유니버스의 영화들은 군이 원하는 방식으로 대본이 수정된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2003년작 영화 ‘헐크’의 경우는 가장 많은 내용의 변경을 겪었는데, 헐크가 체포되는 작전명이 실제 미군이 베트남에서 미군의 살충제 뿌리기 작전명인 “랜치 핸드(Ranch Hand)”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앵그리 맨(Angry Man)”으로 변경되어야 했다. 반면 1987년에 개봉한 ‘탑건’의 경우, 베트남 전쟁으로 인한 군의 이미지 손상을 회복시키는 등 매우 긍정적으로 해군을 묘사했기 때문에 변경이 전혀 요구되지 않았다.

 

영화 ‘아이언맨’은 에드워드 공군기지에서 촬영 중이었는데 군인 역을 맡은 배우가 “사람들은 내가 가진 기회를 위해 자살이라도 할 겁니다”라는 대사를 거부하는 바람에 이 대사를 넣기를 고집하는 감독과 충돌하기도 했다. 1997년작 ‘투머로우 네버 다이즈’에서 제임스 본드의 농담인 “무슨 일이 발생할지 아시잖아요. 전쟁입니다. 아마도 이번에는 우리가 이길 겁니다”가 펜타곤의 요구로 삭제되었다. 정보부 인물이 등장하거나 정보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 ‘미트 페어런츠’, ‘솔트’, ‘아르고’도 군과 정보부가 관여한 영화들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

 

영화 ‘대책(Countermeasures)’은 레이건 정부 시절 미국이 니카라과의 정권 교체를 위해 반군을 지원한 사건인 이란 콘트라 스캔들이 대본에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지원이 거절되는 바람에 제작에 실패했으며, 2019년 7월 개봉이 확정된 ‘탑건 2’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지원이 거부되었었다.

 

티브이 방송의 경우, 오프라 쇼, 아메리카 갓 탤런트, 제이 레노 쇼 등에서부터 미국 공영방송인 PBS와 히스토리 채널, 그리고 BBC의 다큐멘터리들이 모두 이들의 손을 거쳤다. 탑 셰프의 경우 CIA 본부가 위치한 버지니아 주 랭글리에서 촬영되었고 당시 CIA 국장인 레온 파네타가 출연했는데 웨이터가 건낸 쪽지를 받은 그가 중요한 업무 때문에 디저트를 생략하고 떠나는 장면이 있다.

 

“정리하면, 우리는 미국 영상 산업에서 전반에서 운영되고 있는 군의 방대한 선전 조직을 보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우리의 군사적, 경제적 힘을 영향력으로 사용하는 데 이미 열중하고 있는 사회에서, 전쟁을 찬성하는 사고방식의 증진을 위해 (군과 정보부가) 우리 대중문화를 형성하고 있음을 반드시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라고 두 저자는 미디엄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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