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시리, 아마존의 알렉사와 인공지능 스피커의 등장. 그리고 NSA의 음성 인식 시스템.

애플의 시리, 아마존의 알렉사와 인공지능 스피커의 등장. 그리고 NSA의 음성 인식 시스템.

 

1980년 겨울. 워싱턴 DC에 위치한 소련 대사관에 한 전화가 걸려왔다. 신분을 밝히지 않은 이 인물은 미국의 비밀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건냈고, FBI는 통화를 도청했다. 시간이 흘러 FBI는 1980년 소련 대사관에 정보를 흘린 인물이 전직 NSA 분석관인 로널드 펠턴이라는 걸 알아냈다. NSA는 녹음된 목소리를 통해 그의 신원을 밝혀냈다.

 

2011년에 애플이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시리를 발표할 때만 해도 사생활의 침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마이크가 장착된 스마트폰의 사용이 일상화되고, 심지어 사용자와 대화까지 나누는 인공지능 스피커가 판매되면서 우리는 사생활 침해를 과학의 발전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작년 7월 2일. 뉴멕시코주의 한 가정에서 가정폭력이 발생했다는 신고 전화가 911로 걸려 왔다. 전화를 건 것은 피해 당사자가 아니라 아마존의 알렉사였다. 출동한 경찰은 6시간의 대치 끝에 에드와르도 바로스를 체포했다. 그의 아내는 얼굴에 부상을 입었으며, 아이는 다행이 무사했다. 경찰은 피해자 여성이 “알렉사, 911에 전화를 걸어”를 외쳤다는 밝혔다.

 

NSA는 2004년에 이미 보이스 RT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목소리를 특정인에 일치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실제 NSA는 2009년에 파키스탄 군의 참모총장을 추적하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사용한 적이 있다. 이란의 대통령인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가 2007년에 뉴욕을 방문했을 때도 NSA는 100명이 넘는 이란 대표단의 목소리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수십 년이 지난 지금, NSA의 목소리 인식 기술과 데이터는 어디까지 도달했을까? 웨스트미니스터 대학의 리처드 바브룩 교수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비유한다. “(소설) 1984에서 조지 오웰은 티브이가 당신을 감시하고 정치선전을 제공한다는 생각을 가졌었습니다.”

 

“우리는 항상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고, 노트북 그리고 음성으로 작동하는 비서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분명히 이 모두는 당신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바브룩 교수는 기업들과 NSA가 그 주체라고 말한다. “대게는 민간 영역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NSA는 기본적으로 뒤에서 이 분위기에 편승하고 있습니다.”

 

그는 NSA가 더는 사람들을 추적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 의미는 이렇다. “그건 전면적인 감시입니다. 우리가 말하고 있는 건 특정 대상에 대한 감시가 아닙니다. 모두, 모든 것, 모두에 의한 모든 자료가 소프트웨어에 의해 수집되고 스캔되어 일탈적인 모든 걸 겨냥합니다… 당신은 그들이 나쁜 사람을 쫓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갑자기 서방 국가들에서 많은 시위와 운동이 발생하면서 시위, 파업 같은 매우 합법적인 것에 관련된 사람들을 겨냥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경우는 잘못된 방식으로 투표를 한 사람까지도요.”

 

“NSA는 자신들이 하는 일을 당신이 알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영화 ‘본 얼티메이텀’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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