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크림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이 피부에 머물지 않고 혈류로 침투할 수 있다고 미국의 식약청(FDA)이 경고했다.
지난 6일에 식약청 과학자들이 저널 JAMA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는 혈류에 침투하는 선크림의 몇 가지 유효 성분이 식약청이 권고하는 안전 기준치를 크게 넘어선다고 지적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수영복이 가리지 않는 신체 부위에 총 4가지 종류의 선스크린 스프레이, 로션, 크림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 하루에 네 차례씩 발랐다.
과학자들은 실험 참여자들의 혈액에서 아보벤존, 옥시벤존, 에캄슐의 유효 성분의 농도를 측정했다. 측정 첫날에 참가자들의 혈액에서 총 4가지 성분의 농도가 모두 식약청의 권고 기준인 0.5ng/mL를 훨씬 초과했고, 3가지 성분은 이후 7일 동안 혈류에 남아 있었다.
특히 옥시벤존은 실험 7일 째에 한 회의 도포만으로 두 시간도 안 되어 혈장농도 20ng/mL에 도달했다. 미국의 하와이주는 2021년부터 산호에 해로운 옥시벤존이 포함된 선크림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작년 7월에 통과하기도 했다. 실험을 주도한 카나데 신카이 박사는 말했다. “선크림은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일반적인 약물 안전 테스트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의사와 소비자는 정보가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미 식약청은 실험 규모가 참가자가 24명에 불과할 정도로 작기 때문에 추가 연구가 필요하며, 햇볕이 가장 강한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에 외출 시에는 선크림을 바르는 걸 여전히 권장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테리사 미셸 박사는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흡수된다고 해서 안전하지 않다는 의미인 건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추가적인 데이터를 요청하는 겁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