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류 언론사들과 함께 시리아 대통령인 바샤르 알 아사드가 자국민들을 화학 무기로 공격했다고 보도해 온 BBC가 주장에 일부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다.
BBC의 행정 불만 부서(ECU)는 시리아 도마에서 화학무기 공격이 있었다는 BBC의 주장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다고 인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복잡하고 치열한 논쟁의 주제에 대해 (BBC가) 한 측면으로 제한된 조사를 실시하여 이러한 종류의 프로그램에 적절한 정확도 표준을 충족하지 못했음을 ECU가 발견했습니다.”
BBC의 성명은 영국의 언론사인 데일리 메일의 칼럼니스트인 피터 히친스가 2018년 시리아 도마에서 화학 무기 공격이 있었다고 2020년 11월에 보도한 BBC 라디오 4의 다큐멘터리인 ‘침대 위의 통’에 대한 문제 제기에서 나왔다.
BBC는 이 방송에서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의 전 조사원 ‘알렉스’가 위키리크스의 보상금 10만 불을 받기 위해 근거 없는 내부 고발을 했다고 주장했었다. 위키리크스는 BBC의 보도에 대해 그러한 보상금이 위키리크스에 존재하지 않고 지급된 적도 없다고 밝혔다.
BBC의 보도에 문제를 제기했던 히친스 씨는 BBC가 거짓 보도를 했긴 하지만, 지적을 시인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BBC가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리는 것은 놀랄 만큼 드뭅니다. 이것은 엄청난 발전입니다. 저는 이번 일로 BBC가 더 큰 심경의 변화를 나타내게 되기를 희망합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3년 동안 주요 언론사들은 시리아의 아사드 대통령이 자국민을 화학 무기로 공격한다고 주장하며 시리아 국민들을 구하기 위한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그러나 언론 보도와 달리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장관인 제임스 매티스는 시리아 정부가 금지된 사린을 사용했다는 증거를 미국이 가지고 있지 않다고 2018년 2월에 시인했다.
위키리크스는 OPCW의 내부 고발을 통해 OPCW가 현장 조사단의 초기 조사 결과를 무시하고 보고서를 거짓으로 꾸밀 것을 지시한 사실을 폭로하며 내부 문건을 공개했었다. 뉴스위크의 기자인 테레크 해대드는 2019년 12월 OPCW의 보고서 조작에 대한 기사를 작성했으나 내부적으로 검열당하자 이를 폭로하고 사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