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열린 국제 기후변화 회의 참가자들이 자가용 비행기들을 타고 모여 논란이 되고 있다.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전 세계의 대표들이 400대 이상의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모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셜미디어에 이들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주최국인 이집트의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며칠 동안 400대가 넘는 전용기가 이집트에 착륙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집트 정부가 회의 참석자들이 400여 대의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올 것을 예상하고 300여 대를 수용하는 기존의 비행장을 확장하는 등의 준비해 두었다고 증언했다.
자가용 비행기는 상업용 여객기보다 1인당 훨씬 더 많은 지구 온난화 가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참석자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이다.
작년에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 회의에서도 최소 200대 초반에서 최대 400여 대의 자가용 비행기가 도착하면서 참석자들의 위선에 대한 비난이 있었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 주제의 가장 열정적인 옹호자 중 한 명인 영국 왕실의 해리 왕자는 올해 8월에 미국에서 열리는 한 폴로 경기에 참석하기 위해 산타바바라 공항에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나타났다.
9백만 달러가 나가는 봄바디어 챌린저 600을 탄 해리 왕자는 경기 후 지인인 아르헨티나의 유명 폴로 선수 나초 피게라스와 애스핀 밸리 폴로 클럽에서 만나기 위해 바로 이륙했다.
2021년 9월에 뉴스위크는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가 지난 2년 동안 최소 21대의 자가용 비행기를 이용했다고 보도했다. 해리는 가족의 안전을 위한 선택이라고 해명을 시도해 다시 비판을 받았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비료의 사용을 줄일 것을 명령해 농부들과 크게 충돌했던 캐나다 총리 쥐스탱 트뤼도도 올해 6월에 가족과 코스타리카에 휴가를 가면서 자가용 비행기를 이용해 논란이 일었다.
COP27은 소셜미디어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한 회의적인 또는 비판적인 시각을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사회의 역할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헤리티지 재단의 전 부이사장인 경제학자 토마스 A. 로는 2018년에 기고한 글에서 유엔 중심의 기후변화가 실제로는 자본주의를 끝내고 새로운 경제를 만들기 위한 세계 경제의 리셋을 위한 구실이라고 분석했다.
당시 기후변동에관한정부간패널(IPCC)이 발간한 보고서를 지휘한 기상학자 에릭 홀하우스는 트윗에서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이 문명과 생명체가 살 수 잇는 지구를 유지하기 위한 핵심 요건으로 자본주의를 체계적으로 해체하기 위한 엄격한 지원을 방금 시행했습니다”라고 적었었다.
2015년에 유엔의 고위 기후 관리인 크리스티나 피게레스도 기후변화의 본질이 경제 리셋임을 언급했다. “산업혁명 이후 최소 150년을 지배해온 경제발전 모델을 일정 기간 내에 의도적으로 바꾸는 것은 인류 역사상 처음입니다.”
‘그레이트 리셋’이라는 저서를 발표하며 유엔의 기후변화 활동을 배후에서 지원하는 클라우스 슈밥은 자신의 세계경제포럼 홈페이지에서 “지금은 그레이트 리셋을 할 때”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트위터리언은 COP27에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나타난 위선자들을 조롱했다. “우리에게 기후변화에 대해 걱정해야 한다고 말하는 자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