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이 올해 8월 29일부터 초저배출구역(ULEZ)의 확대를 발표한 후 중고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런던 시장 사디크 칸이 런던의 일부에서만 적용하던 초저배출구역을 올여름에 사실상 런던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배출가스 제한을 초과하는 차량은 운전 시 하루 12.50파운드(약 2만 원)의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이번 발표와 함께 중고차 시장은 하루 운전 요금 12.50파운드를 내지 않아도 되는 중고차와 밴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이에 해당되지 않는 차량의 수요는 급락하고 있다. 비교적 최근에 배출 기준에 미달인 차를 구매한 사람들은 보상 판매를 하고 싶어도 이미 소유 차량의 가치가 크게 떨어져 이중고를 겪고 있다.
중고차 판매 대리점인 Approved Cars Croydon의 영업 이사 루이스 쿠퍼는 ULEZ 기준 준수 차량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일부 차량은 가격이 두 배가 되었다고 밝혔다. 대리점은 ULEZ 준수 차량의 재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정도이다.
“우리는 ULEZ를 준수하지 않는 차의 매입을 중단했고, 몇 년 전에 우리에게서 구입한 차를 거래하고 싶어 하는 고객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분들에게 줄 것이 많지 않습니다. 그 차들은 그분들이 지불한 것보다 가치가 훨씬 밑돌기 때문입니다.”
쿠퍼 씨는 ULEZ를 준수하지 못하는 포드 피에스타가 2년 전에 약 8,500파운드에 팔렸지만 현재는 4,500파운드까지 가치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런던교통국(TfL)은 약 20만 명의 운전자들이 새로운 정책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중고 시장에 ULEZ를 준수하는 5천 파운드 이하의 차량 수가 부족하여 가격 상승이 발생하고 있다.
오토트레이더의 에린 베이커 편집장은 ULEZ를 준수하지 못하는 차를 소유한 저소득 운전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들이 소유한 차량의 가치는 폭락한 반면, ULEZ를 준수하는 중고차의 가치는 폭등했기 때문이다. 중고 전기차 가격은 평균 36,102파운드에 달해 앞으로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할지도 모른다.
칸 시장은 UELZ 확장을 발표하기 전에 하루 운전 요금 청구를 위한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수백 대의 카메라를 비밀리에 주문했고 런던 경찰에 자동 번호판 인식 카메라(ANPR)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서 사생활 침해 논란까지 일어나고 있다.
런던교통국은 UELZ 확대가 대기오염으로부터 아이들의 폐를 보호하고, 노인들이 치매 위험에서 벗어나며, 수백만 명이 더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게 하기 위한 조치라고 홍보하고 있으나, 칸 시장의 ULEZ 확대는 자동차 소유를 줄이기 위한 ‘운전자와의 전쟁’으로 불리고 있다.
실제로 런던교통국은 데일리메일에 정책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소유한 오래된 자동차를 포기하는 운전자에게 현금을 지급하고 대중교통 패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휘발유 차는 (아직은) 18년까지 기준을 준수합니다. ULEZ의 목적은 사람들이 지속 가능한 이동 선택을 하고 가능한 한 걷고, 자전거를 타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장려하기 위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