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우편국이 미국인들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추적하고 수집하는 비밀 작전을 수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우편국은 ‘인터넷 비밀 작전(iCOP)’으로 명명된 이 작전에서 소셜미디어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벌여 ‘선동적인’ 글을 찾은 후 국토안전부를 통해 정부 기관들과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고 야후 뉴스가 정부 내부 문건을 인용해 독점 보도했다.
야후 뉴스가 입수한 3월 16일자 한 정부 기관지는 “미국 우편 검사국(USPIS)의 인터넷 비밀 운영 프로그램 소속 분석가들은 2021년 3월 20일에 국내와 해외에서 예정된 시위와 관련된 중요한 활동을 감시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우편국은 수집한 정보를 국토안전부 산하의 퓨전 센터를 통해 공유했다.
야후 뉴스는 우편국이 페이스북, 팔러, 텔레그램 등에서 우익 극단주의자들의 활동을 감시했다고 보도했지만, iCOP을 운영하는 퓨전 센터의 역사는 9/11 테러로 대국민 사찰이 정당화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정보 수집 대상도 코로나 봉쇄 반대, 반전 활동 등 보도된 것보다 폭이 훨씬 더 넓다.
퓨전 센터는 2001년 9/11 테러 당시 조 바이든 민주당 상원의원이 초안을 작성한 대국민 감시법인 애국자법의 시행과 함께 시작했다. 퓨전 센터의 존재가 처음 널리 알려진 것은 2008년과 2012년에 대권에 도전한 공화당 대선 후보 론 폴의 지지자들에 대한 미행과 협박이 드러나면서였다.
미국의 해외 정권 교체 전쟁을 반대하고 중앙은행의 감사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폴 상원의원은 주요 언론사들의 배척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당시 퓨전 센터는 폴 의원의 지지자, 이스라엘 비판자, 흑인 등 정치적 성향과 인종적 배경 등을 기준으로 미국 시민들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고 미행까지 해 논란이 되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LCU)의 2007년 자료에 따르면, 퓨전 센터는 이외에도 낙태 찬성 및 반대자, 무슬림, 환경 보호 운동가, 인권 운동가, 제3당 지지자 등을 상대로 사찰을 실시했다. 최근에는 주로 ‘극단주의자’로 불리는 이들은 미국 정보부와 국토안전부에 의해 국가 안보의 위협으로 여겨지고 있다.